'세월호 다큐 불방' 설명한다던 KBS 제작본부장, 당일 불참

노지민 기자 2024. 4. 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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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참사 10주기에 대한 KBS '다큐인사이트' 방영 예정이었던 지난 18일, 다큐는 끝내 방영되지 못했다.

이날 시청자위원들에게 관련 경위를 설명하겠다던 KBS 제작본부장은 회의를 1시간여 전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동참한 시위에서 정 위원은 "KBS 이제원 제작본부장은 세월호 다큐 불방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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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위원회 1시간여 앞두고 불참 통보…시청자위원들 "이런 상황이 처음"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나"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4월18일 KBS 시청자위원회를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이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관련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페이스북

4·16 세월호참사 10주기에 대한 KBS '다큐인사이트' 방영 예정이었던 지난 18일, 다큐는 끝내 방영되지 못했다. 이날 시청자위원들에게 관련 경위를 설명하겠다던 KBS 제작본부장은 회의를 1시간여 전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26일 공개된 4월 KBS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 직전 이제원 제작본부장 불참 소식을 전해들은 시청자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윤수희 KBS 시청자센터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 본부장이) 계열사인 미디어와 협찬 관련 긴급한 업무 협의를 위해서 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조금 전 알려왔다. 이와 관련해서 위원님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를 가제로 지난해부터 제작되어온 세월호 10주기 '다큐인사이트'를 '총선 영향' 등 이유로 무산시키고, 6월 이후 대형 참사 관련 PTSD 기획으로 제작해 방영하라고 지시한 책임자로 지목돼왔다.

이를 두고 최경진 시청자위원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제작본부장이 시청자회의에 참석하신다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오는 도중에 센터 담당자로부터 회의 시작 불과 1시간20분 전에 제작본부장이 참석하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내용인즉슨 급히 회사 업무상 콘텐츠 회사 체결 관계 때문에 출장 가는 것으로 이해했다”라며 “과연 얼마나 대단한, 중대한 일이기에 회의 시작 1시간20분 전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결정하셨는지 제 개인적인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참 안 된다”고 했다.

김소형 부위원장도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사안을 정치의 쟁점으로 만든 이제원 제작본부장께서 직접 나오셔서 해명해주시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3월21일 정례회의 때 부사장께서 직접 말씀을 하셨다”라고 지적한 뒤 “과연 KBS가 그러면서 공영방송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굉장히 의문”이라고 했다.

양이현경 위원도 “KBS의 구체적 판단 근거는 무엇인지 국민에게 시청자들에게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조차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이신 게 사실은 이런 상황이 참 처음”이라고 당혹감을 표했다.

▲2024년 4월18일 KBS 시청자위원회를 앞두고 정진임 위원이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관련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페이스북

정진임 위원의 경우 회의 시작에 앞서 회의실 앞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동참한 시위에서 정 위원은 “KBS 이제원 제작본부장은 세월호 다큐 불방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섰다.

회의에서 정 위원은 “이제원 본부장님께서는 KBS와 시청자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정말 궁금하다”며 “반드시 자리를 만드셔서 이 내용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명명백백히 설명해 주시고, 사안이 이렇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데 대해서 사과까지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이에 윤수희 센터장은 “이제원 제작본부장님께서 오늘 못 오시는 대신 제출하신 서면 답변 내용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 내용을 시청자위원회에서 저희가 전달할 기회를 주실 수 있는지 한 번만 논의해봐 주시기를 부탁드려보겠다”며 “그 내용을 말씀주시면 저희가 의견 주시는 내용대로 이행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KBS는 세월호 다큐 불방 결정 이후 '불방'이 아닌 '제작 확대'라는 제작본부측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이른바 '총선 영향' 발언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는 등 불투명한 대응으로 논란을 키웠다. 지난 2월 KBS는 세월호 유족들의 박민 사장 면담 요구를 거절하면서 관련 문제는 노사 TV편성위원회에서 논의할 거라 답했지만 이후 TV편성위, 공정방송위원회 등은 모두 사측 불참에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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