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섭섭할 때 떠난다”… 가황의 ‘라스트 콘서트’

이복진 2024. 4. 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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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만두는 게 섭섭합니까. 그래서 그만두는 겁니다. 가도 괜찮다 했으면, 제가 돌아서는 모습에 만약 여러분이 서운해 안 했으면 얼마나 슬펐겠습니까."

은퇴를 시사했던 '가황(歌皇)' 나훈아(77·사진)가 마지막 전국 투어를 공언하며 은퇴를 못 박았다.

지난 2월 나훈아는 이번 전국 투어 소식을 알리면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고 선언해 '은퇴 시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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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전국 투어 첫 공연서 ‘은퇴’ 공언
‘고향역’ 등 22곡 2시간여 열창
“아직 더 할 수 있기에 내려놔
이제 기타도 만지지 않을 것”
공연 말미에 공중서 드론 등장
마이크 떠나보내며 ‘거수경례’
연말 서울서 은퇴식 마칠 듯

“내가 그만두는 게 섭섭합니까. 그래서 그만두는 겁니다. 가도 괜찮다 했으면, 제가 돌아서는 모습에 만약 여러분이 서운해 안 했으면 얼마나 슬펐겠습니까.”

은퇴를 시사했던 ‘가황(歌皇)’ 나훈아(77·사진)가 마지막 전국 투어를 공언하며 은퇴를 못 박았다. 나훈아는 지난 27일 인천 송도컨베시아에서 열린 전국 투어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첫 공연에서 이번이 ‘은퇴 투어’임을 공언했다.
지난 2월 나훈아는 이번 전국 투어 소식을 알리면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고 선언해 ‘은퇴 시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자필 편지에서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은퇴’라는 단어를 직접 쓰진 않았다.

나훈아는 이날 공연에서 “인천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공연 전 편지에 은퇴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싫어서 안 썼다. 꼭 밀려 (내려)가는 느낌이라서. 저는 아직 더 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어떤 점쟁이들은 유튜브에서 제가 내년에 죽는다, 아픈 게 보인다더라. 금년 2월 스물다섯 가지 피검사를 했는데 (너무 건강해) 의사 선생이 깜짝 놀랐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그는 “‘혹시 곡을 써주며 연예계에 기웃기웃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전 후배 가수들을 잘 몰라 곡을 잘 주지 않는다”며 피아노 앞에 앉지 않고, 기타도 만지지 않을 것이며, 책은 봐도 글은 쓰지 않을 것이며 일기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제가 노래하는 동안 11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현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한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나훈아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형식이었다. 기차가 달리는 영상은 그의 데뷔 해인 1967년을 시작으로 2024년에 멈춰 섰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공연에서 그는 ‘고향역’, ‘18세 순이’ 등 22곡을 열창하며 장장 2시간 25분을 이어갔다. 매 곡마다 옷도 갈아 입었다. 무대 위 반투명 막 뒤에서 바로 갈아 입었는데, ‘18세 순이’를 부를 땐 대범하게 분홍빛 망사 상의에 치마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그가 선택한 마지막 곡은 ‘사내’였다.

그는 공연 말미에 “저는 마이크가 없어서 이제 노래를 못 부른다. 여러분이 대신 불러달라”고 말했고 공중에서 드론이 나타났다. 나훈아는 이 드론에 마이크를 떠나보낸 뒤, 멀리 사라지는 마이크를 향해 힘차게 거수경례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장엔 전국에서 모인 중장년 팬뿐 아니라 젊은 팬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나훈아의 은퇴를 반대하며 “기장 갈매기는 계속 날아야 한다! 은퇴는 국민투표로"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팬들도 눈에 띄었다.

나훈아는 인천 이후 5월11일 청주, 18일 울산, 6월1일 창원, 15일 천안, 22일 원주, 7월6일 전주로 공연을 이어간다. 전주(30일 예매 오픈)를 제외하고 예매가 오픈된 13회차 공연은 모두 단숨에 매진됐다. 하반기엔 서울을 포함해 공연이 추가되는데 올해 말 서울에서 은퇴식이 마무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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