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늘어날까

정진수 2024. 4. 2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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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하나의 큰 스펙트럼입니다. 코골이-경증 수면무호흡-중등도-중증으로 쭉 이어지는 거죠. 수면무호흡증은 해부학적으로는 혀를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턱의 위치에 따라 잘 생깁니다. '무턱'처럼 턱이 안으로 들어간 경우에 더 많이 생기는 거죠. 여기에 노화와 비만이 더해지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노화는 근육의 늘어짐과 연결되고, 비만은 기도가 좁아지는 것과 연결되면서 기도가 막힐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겁니다. 오늘 본 중증 수면무호흡 환자는 하룻밤 새 숨이 멈추는 현상이 350번 발생했습니다. 호흡이 멈추는 시간이 1∼2분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꼭 치료가 필요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기도가 폐쇄되는 폐쇄성과 숨을 쉬려는 노력 자체가 일시에 없어지는 중추성으로 나뉘는데, 수면무호흡증의 90%는 폐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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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①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하나의 큰 스펙트럼입니다. 코골이-경증 수면무호흡-중등도-중증으로 쭉 이어지는 거죠. 수면무호흡증은 해부학적으로는 혀를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턱의 위치에 따라 잘 생깁니다. ‘무턱’처럼 턱이 안으로 들어간 경우에 더 많이 생기는 거죠. 여기에 노화와 비만이 더해지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노화는 근육의 늘어짐과 연결되고, 비만은 기도가 좁아지는 것과 연결되면서 기도가 막힐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겁니다. 오늘 본 중증 수면무호흡 환자는 하룻밤 새 숨이 멈추는 현상이 350번 발생했습니다. 호흡이 멈추는 시간이 1∼2분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꼭 치료가 필요합니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만으로 상기도가 더욱 좁아졌다거나, 나이가 들어 혀뿌리 근육이 노화되어 더욱 처지는 경우, 폐경하면서 에스트로젠 분비 감소로 근육의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며 “심하면 1∼2분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하룻밤 새 350회씩 숨이 멈추는 경우도 있어 급사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2∼3배 높은 만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2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 수면무호흡증이 늘어나는 이유와 치료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노화, 비만, ‘무턱’ 등 발생 가능성 높아

코골이의 많은 경우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고,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대부분이 코를 고는 등 둘의 ‘교집합’은 크지만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코골이는 수면 중 기도 ‘일부’가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점막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서 무호흡·저호흡이 발생한다. 

“코·입으로 들어온 공기가 기도를 거쳐 양쪽 기관지로 들어와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것이 호흡의 기본원리죠. 이렇게 보통 1분에 이뤄지는 호흡이 10여번 정도입니다. 깨어 있을 때는 기도가 다 열려 있기 때문에  코를 골거나 무호흡이 생기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잠이 들 때 좁아지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기관지나 폐는 잠이 든다고 좁아지지 않습니다. 잘 때 좁아지는 것은 목젖 위쪽의 비강(비인두) 부분과 혀뿌리가 있는 목구멍 부분이죠. 혀뿌리가 늘어지며 기도를 완전히 막아 발생하는 게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숨을 쉬려는 노력은 하지만 기도가 막혀서 숨이 막히는 거죠. 무호흡이 발생하면 우리의 뇌는 이를 인식하고 다시 숨을 쉬기 위해 잠을 깨웁니다. 이때 ‘컥컥’ 소리를 내며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죠.”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시간에 무호흡·저호흡이 10초 이상 발생하는 질병이다. 무호흡·저호흡이 발생한 횟수에 따라 경증(5~15회 미만), 중등증(15~30회 미만), 중증(30회 이상)으로 나뉜다.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기도가 폐쇄되는 폐쇄성과 숨을 쉬려는 노력 자체가 일시에 없어지는 중추성으로 나뉘는데, 수면무호흡증의 90%는 폐쇄성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G473)는 2010년 1만9780명에서 2022년 11만3224명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2018년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당시 양압기가 건강보험에 포함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특히 늘었다.

수면무호흡은 왜 발생할까. △비만으로 상기도가 더욱 좁아졌다거나 △나이가 들어 혀뿌리 근육이 노화되어 더욱 처지는 경우 △폐경하면서 에스트로젠 분비 감소로 근육의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 뇌파·호흡·산소포화도·심전도·움직임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는 검사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양압기는 자는 동안 마스크를 써서 입에 일정한 압력의 바람을 넣어줘 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수면무호흡과 관련한 표준 치료는 양압기입니다. 수술적 치료는 조심히 접근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목젖을 자르기도 했지만 이런 수술은 더는 하지 않습니다. 의미도 없고 권하지도 않습니다. 콧속 문제로 무호흡증이 오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상당히 드뭅니다. 다만 편도선이 큰 경우에는 제거해주는 게 좋습니다.” 

양압기는 주간 졸음 개선, 혈압 강하, 인슐린 민감도 개선, 심혈관질환 감소 등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다만 매일 마스크를 쓰고 자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있어 지속적인 착용에 실패한 환자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아래턱을 앞으로 빼서 좁은 기도 공간을 넓히고 잘 때 기도를 막는 혀를 전방으로 내밀도록 해주는 ‘구강내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형태로 입에 물고 자는 방식으로 효과는 양압기의 50∼70% 정도로 알려졌다. 주로 경도·중등도 환자에서 적용되는데 치과에서 환자의 윗니·아랫니 전체를 본떠서 제작한다. 

신 교수는 “사용이 간단하기 때문에 양압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환자라면 고려해볼 수 있다”며 “다만 이런 구강 내 장치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치과에서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서 ‘코골이 방지’를 내세워 일괄적으로 제작된 제품으로는 수면무호흡 개선의 효과가 확인된 바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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