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보훈가족·외국인팀… 탁 트인 바다위로 꿈을 띄우다 [제7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윤교근 2024. 4. 28. 19:35
눈길 끄는 이색 강태공들
가족과… 친척과… 친구와… 보훈 3개팀
“딸에게 선물로 받은 드론으로 참가”
사촌과 온 참가자는 “우울증도 날려”
항공드론 전문가 꿈 경기기계공고팀
“드론의 높은 활용도 체감하게 된 계기”
캐나다·러시아·몽골 등 출신국도 다양
가족과… 친척과… 친구와… 보훈 3개팀
“딸에게 선물로 받은 드론으로 참가”
사촌과 온 참가자는 “우울증도 날려”
항공드론 전문가 꿈 경기기계공고팀
“드론의 높은 활용도 체감하게 된 계기”
캐나다·러시아·몽골 등 출신국도 다양
“드론을 날리면서 낚시를 하고 바다 풍광을 즐기다 보니 가족 간 정(情)이 더 돈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유일한 여성 ‘느나타임’… 네번째 출전 ‘대청드론’ 세계일보 주최로 27일 충남 당진드론산업지원센터 앞 석문방조제 일원에서 제7회 세계드론낚시대회가 열린 가운데 93개 참가팀 중 유일하게 여성으로만 구성된 ‘느나타임’팀이 드론낚시에 나서기 전 월척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당진=최상수 기자 |
27일 제7회 세계드론낚시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시 석문방조제에서 만난 경기 안산시 이은우(46)씨는 기자가 드론낚시의 매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씨는 “드론낚시는 멀리 던지는 원투낚시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3월 생일을 맞아 딸이 드론을 선물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부친이 베트남 참전용사인 보훈가족이다. 세계드론낚시대회에는 아내와 딸, 누나와 함께 참여했는데 팀명이 재미있다. ‘물고기 못 만져요’. 가족끼리 낚시를 즐겨 다니지만 정작 이씨는 물고기를 만지지 못한다고 했다. 낚은 물고기에서 비늘을 뽑는 것은 아내의 몫. 아내 또한 장갑을 껴야만 고기를 만질 수 있다고 한다. 딸 하린(24)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족들과 낚시하러 다녔다”며 “드론으로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는 참가자 본인 또는 직계가족이 국가유공자인 보훈팀이 3개팀 참가했다. 친구와 가족으로 어우러진 ‘갓생드론’팀도 보훈가족이다. 팀장 강일민씨는 베트남 참전용사의 아들이고, 팀을 친구 3명과 친구 아들 1명으로 구성했다. 팀 막내인 강서준(10)군은 올 2월4일 드론(무인 멀티콥터 4종)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했다. 강군은 “아빠와 함께 2주 전에 석문방조제에서 현지답사했다”며 “드론을 조정해서 낚싯줄을 던지는 게 재미있다”고 웃었다.
올해 세계드론낚시대회 참가가 벌써 네 번째인 ‘대청드론’팀은 전남 영광군 거주 정완섭(53)·경섭(43) 형제 위주로 구성된 팀이다. 2022년 4월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5회 대회에선 1등을 차지한 적이 있는 ‘관록의 팀’이기도 하다. 올해는 군 복무 시절 국가유공자가 된 경섭씨를 위해 보훈팀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서울에 사는 외사촌동생 장지훈(37)씨도 동행했다. 장씨는 5년 전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한 뒤 심한 우울감을 겪었다. 그는 사촌 형들과 드론낚시를 하고, 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밝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했다. 장씨는 “드넓은 바다를 보고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사촌형들과 정도 쌓았다”며 “바다는 언제나 설렘을 준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드론낚시대회에는 캐나다, 러시아, 몽골, 태국 출신 참가자들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태국인 아내와 함께 대회에 출전한 ‘효정드론’팀의 이정룡(59)씨는 “아내가 바다를 좋아해 가족 나들이 겸 이번에 함께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 송칸 듀이콤(49)씨는 낚시 경험은 많지 않다고 말했지만, 낚싯대에 꼬인 줄을 풀어주면서 남편을 도왔다. 이씨는 “몇년 전부터 드론에 흥미를 가지게 돼 낚시대회부터 드론 축구대회까지 참석했다”며 “2018년에 드론 자격증을 따고, 노후에는 드론으로 농약을 쳐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관리도 철저히… 27일 충남 당진시 석문방조제 일원에서 제7회 세계드론낚시대회가 열린 가운데 대회 참가자들이 안전 관리 차원에서 순찰 중인 해양경찰 선박을 바라보고 있다. 당진=이제원 선임기자 |
평소 등산을 하며 드론으로 풍경을 촬영한다는 같은 팀의 이종화(49)씨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냐. 드론이 나는 화면을 보면 내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드론낚시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파일럿은 못 됐지만, 드론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이게 드론의 매력”이라고 활짝 웃었다.
부부 단둘이 출전해 이날 대회에서 3위를 거머쥔 ‘드론과 바다’팀의 아내 박연경(41)씨도 최근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왔다. 박씨는 “캐나다에서 연어 낚시를 한 적은 있는데, 본격적인 낚시를 한 것은 한국에 오고 나서부터”라고 말했다. 그는 “당진은 생전 처음 와 본다. 경치도 좋고, 낚시하기에 환경도 좋아서 다시 당진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장에선 고교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경기기계공고 항공드론과 3학년 박한준군은 “드론을 만들던 중 드론낚시대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했다”며 “드론도 날고 청소년인 우리들의 꿈도 하늘 높이 날 수 있게 한다는 뜻에서 팀명과 드론의 이름을 ‘나르샤’로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드론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드론을 활용한 항공 촬영분야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힘줘 말했다.
당진=윤교근·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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