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자마자 ‘역전 발판’ 나성범 “나 없는 동안, KIA가 멋있었다”[스경X인터뷰]

안승호 기자 2024. 4. 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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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에서 인터뷰하는 KIA 나성범. 연합뉴스



28일 잠실 LG전에서 7회 대타로 타석 들어선 나성범. 연합뉴스



KIA 나성범(35)이 불쑥 꺼낸 답변은 “멋있었다”는 것이었다. 개막에 앞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을 하다가 28일에야 1군에 합류한 나성범의 눈에도 KIA의 초반 레이스는 경이로웠던 모양이다. 이날 잠실 LG전에 앞서 ‘밖에서 본 KIA 레이스’를 묻자 “멋있었다”고 답했다. 나성범은 “선수들이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저마다 준비할 것들을 잘 보여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팀 간판타자의 장기 공백에 대한 걱정이 감독만의 몫은 아니었다. 나성범은 팀의 주포이자 고참으로 개막 합류에 실패하고, 재활 기간도 적잖을 것이란 진단에 바로 심란해질 위치에 있었다. 나성범으로서는 미안함과 답답함이 밀려올 만한 시간에 KIA가 예상을 훨씬 벗어나 고속 질주를 한 것이었다.

나성범은 복귀 뒤 인터뷰에서 전한 각오도 달랐다. 팀이 흔들렸다면 분위기 전환을 위해 힘을 쓰겠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겠지만, 이날은 “나는 시즌 중간에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의 좋은 팀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팀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커진 것이기도 했다.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 계기 하나도 생겼다.

나성범은 지난해 종아리 부상에 이어 햄스트링까지 하체 부상이 이어진 것을 두고 이번 재활 기간에 다른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그중 하나가 체중 감량이다. 나성범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 하체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체중을 5㎏ 줄였다”며 “이 기회가 아니면 빼기 어렵다는 생각에 약 한 달간 재활하면서 감량도 했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또 “내 포지션이 외야수로 많이 뛰어야 한다. 하체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 이유”라고 전했다.

28일 잠실 경기. 7회초 무사 1루에서 KIA 나성범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치 시선에서는 나성범은 ‘천군만마’일 수도 있다. 나성범은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58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18홈런 57타점을 올리며 OPS만 1.098을 찍을 만큼 강렬한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범호 KIA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만 뛰며 아직 실전 횟수가 충분치 않은 나성범 기용에 속도 조절을 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앞으로 일주일간은 지명타자 또는 대타로만 쓰겠다. 그 뒤로 기용법을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1군 주력으로 가세시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나성범은 등장만으로는 역시 강렬했다. KIA는 이날 LG전에서 5-7로 뒤지던 7회초 무사 1루, 이창진 타석에서 나성범을 대타로 냈다. LG 마운드에는 사이드암 박명근. 누구도 나성범을 앞에 두고는 정면 승부는 쉽지 않았고 볼카운트 3-2 끝에 결국 볼넷. KIA는 무사 1·2루로 찬스를 키운 7회 3점을 몰아내며 전세를 뒤엎었다.

나성범은 경기에 앞서 “오늘이 내게는 개막전”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나성범에게는 아주 특별한 ‘개막전’이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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