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병·양김 갈등·의약분업… 막힌 정국에 물꼬 텄던 영수회담

유태영 2024. 4. 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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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은 헌정사상 26번째 영수회담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5년 7월20일 민중당 박순천 대표최고위원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다섯 번 영수회담을 했다.

1987년 6월24일 영수회담에서는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가 전두환 대통령에게 호헌조치 철폐 등을 요구했다.

1996년 4월 김영삼 대통령과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간 영수회담은 해묵은 앙금을 푸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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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25차례… 협치 최후카드 활용
1965년 박정희·박순천 만남 시작
YS·DJ 독대로 대선 때 앙금 해소
DJ·이회창 회담 ‘칠회칠배’ 뒷말
29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은 헌정사상 26번째 영수회담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5년 7월20일 민중당 박순천 대표최고위원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다섯 번 영수회담을 했다.
1965년 박정희 대통령과 박순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 연합뉴스
여야 최고권력자들의 회담은 꽉 막힌 정국을 푸는 ‘최후의 카드’처럼 활용되곤 했다. 1965년 박정희·박순천 회담에서는 한·일 협정 비준안, 베트남전쟁 파병 동의안 처리 합의를 이뤘다. 1987년 6월24일 영수회담에서는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가 전두환 대통령에게 호헌조치 철폐 등을 요구했다. 전 대통령이 즉답을 피해 김 총재가 회담 결렬을 선언했으나, 닷새 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하는 여당 대표(민정당 노태우)의 6·29선언이 나왔다.

1996년 4월 김영삼 대통령과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간 영수회담은 해묵은 앙금을 푸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배석자 없이 2시간12분간 대화한 두 사람은 대선자금 수사 등에서 이견도 노출했으나 김 총재는 “오해가 많이 풀렸다”, “대화정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998년 집권 뒤 김대중 대통령에게 놓인 환경은 현재와 같은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김 대통령은 야당 총재를 8차례나 만나 협치의 물꼬를 트려 했다. 그중 7번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였다. 두 사람은 특히 2000년 4·24 회담에서 ‘국민대통합 정치’, ‘영수회담 수시 개최’ 등 11개항에 합의했다. 실제 두 달 뒤 영수회담에서 의약분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되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의료대란 출구를 마련했다.
영수회담의 성패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협치 모범사례로 불리는 김대중·이회창 회담을 두고도 야당에서는 7번 만났으나 7번 뒤통수를 맞았다는 뜻에서 ‘칠회칠배(七會七背)’란 말이 나왔다. 이 전 총재는 훗날 “(영수회담은) 현재 정국 정상화를 위한 수단일 뿐 앞으로의 정국안정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광우병 사태’ 이후 열린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간 회담에서는 ‘세계 금융위기 공동대처’ 등 7개항 합의가 이뤄졌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으로부터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야당 내에서는 역풍이 일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간 회담이다. 줄곧 일대일 회담을 요구했던 홍 대표와 첫 단독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지금과 유사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협조를 구하고자 제안했는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거취 등을 두고 80분간 각자 할 말만 하고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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