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자장면 너마저”… 껑충 뛰어오른 외식물가에 허리 ‘휘청’ [뉴스 투데이]
냉면 7% 비빔밥 6% 자장면 4% ‘껑충’
김 가격 1년 새 58% 올라 김밥 6.4%↑
치킨·피자·햄버거업계도 줄인상 예고
환율·유가 불안… 먹거리 더 오를 수도
가정의 달 5월을 준비(?)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예년보다 예산을 높게 잡았다. 어버이날 부모님 식사와 어린이날 나들이 등 일정이 많은데 음식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이 큰 외식 품목은 냉면으로 지난해 3월 1만692원에서 지난달 1만1462원으로 7.2% 상승했다. 김밥이 한 줄에 3123원에서 3323원으로 6.4% 올라 뒤를 이었다. 비빔밥(1만769원)은 5.7%, 자장면(7069원)과 김치찌개백반(8000원)은 각각 4%씩 비싸졌다. 칼국수(9038원)는 3.5% 오르면서 한 그릇에 9000원이 넘었다. 삼계탕과 삼겹살 가격도 각각 2.9%, 3.1% 올랐다.
프랜차이즈들도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대표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지난 15일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와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가격을 올렸다. 굽네는 9개 메뉴의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굽네 대표메뉴 고추바사삭 가격은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한다. 파파이스는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고,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외식업체들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배달비 등이 뛰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음식 가격을 올리고 마진 적은 메뉴는 판매를 종료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안 올리고는 답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하는 가격정보를 보면 마른김 1속(100장)의 4월 중도매 가격은 1만407원으로, 3월(9358원) 대비 11.2%, 전년 동기(6608원) 대비 5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양파(15㎏·2만5697원)는 22.9%, 당근(20㎏·8만6732원)은 51.3% 각각 올랐다. 그나마 삼겹살이나 닭의 중도매 가격은 오름폭이 크지 않다.
가게 운영비도 발목을 잡는다. 배달업계가 잇따라 ‘배달비 무료’ 선언을 하고 있지만, 배달 앱이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사실상 점주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린 한 점주는 “고객이 1만원 주문하면 배달 앱 중개 수수료, 가게부담 배달비, 부가세, 결제수수료 등을 떼면 5000원 조금 넘는 마진이 남는다”며 “계산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당분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자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커지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적자 탓에 언제까지 묶어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시기의 차이일 뿐 올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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