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후의 역습 ‘돌발가뭄’…잦은 여름산불 불렀다 [심층기획-재난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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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31일 경남 밀양시의 한 산에서 시작된 불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산불이 발생한 이유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히 건조해진 날씨와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돌발가뭄(flash drought)'에 주목했다.
하지만 돌발가뭄은 여름에도 '일시적으로' 건조한 환경을 조성해 산불 등 재난으로 인한 인명·재산·환경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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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 가뭄 30년 새 3.6배 ↑
습도 높은 7∼8월에 산불 발생
20년 새 1건→36건으로 폭증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우려 커
2022년 5월31일 경남 밀양시의 한 산에서 시작된 불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나흘 만에 진화된 산불로 축구장 1000개 면적(744㏊)의 임야와 건축물 6개 동이 소실됐으며, 75억79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주민, 요양병원 환자 등 1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산불이 발생한 이유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히 건조해진 날씨와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돌발가뭄(flash drought)’에 주목했다. 갑작스레 주위 온도가 올라 발생해 단기간에 땅을 메마르게 하는 초고속 가뭄인 돌발가뭄이 이례적으로 산불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돌발가뭄은 말 그대로 갑자기 발생하는 가뭄을 뜻한다. 국제적으로도 연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잠재재난위험분석센터는 돌발가뭄을 강수량 부족으로 서서히 발생하는 일반적인 가뭄과 달리 ‘강수, 온도, 바람 및 방사선의 변화 등 다양한 기상이변에 의해 수주 또는 수개월 만에 급격하게 발전하는 가뭄’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정재학 잠재재난위험분석센터장은 “국내에선 폭염으로 대부분의 돌발가뭄이 발생한다”며 “돌발가뭄은 단순히 폭염 일수가 증가하는 것 외에도 폭염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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