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와 클롭 경기 도중 언쟁→前 리버풀 선수 "살라의 시대 끝! 이적해도 이상하지 않아" 비판
[인터풋볼] 가동민 기자=모하메드 살라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설전을 벌였다.
리버풀은 2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75점으로 3위, 웨스트햄은 승점 49으로 8위가 됐다.
먼저 앞서 나간 건 웨스트햄이었다. 전반 43분 웨스트햄이 코너킥을 짧게 처리했고 모하메드 쿠두스가 좌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제로르 보웬이 상대와 경합을 이겨내며 머리에 맞췄고 골망을 갈랐다. 전반은 리버풀이 0-1로 뒤진 채 종료됐다.
리버풀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가 좌측면에서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앤드류 로버트슨에게 패스했다. 로버트슨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알퐁스 아레올라가 손으로 쳐냈지만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리버풀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0분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에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크로스를 올렸고 에드손 알바레스가 머리로 걷어냈다. 흐른 공을 코디 각포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안젤로 오그본나 맞고 자책골로 이어졌다.
웨스트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32분 보웬이 우측면에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미카엘 안토니오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2-2로 막을 내렸다.
이날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다. 리버풀의 상징과도 같은 살라와 클롭 감독이 언쟁을 벌인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살라는 벤치에서 시작했고 후반 34분 교체 투입됐다. 그라운드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던 살라와 클롭 감독이 말싸움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르윈 누녜스가 둘을 말리기도 했다.
경기 후 살라는 "내가 입을 열면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클롭 감독은 "살라와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상황은 종료됐다"라고 이야기하며 논란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살라와 클롭 감독의 언쟁으로 인해 살라를 비판하는 의견까지 나왔다. 과거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제이미 레드냅은 "두 사람 모두에게 조금 특이한 느낌이 들었다. 클롭 감독은 자신의 선수들과 사이가 나쁜 감독이 아니다. 살라와 관련된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살라는 리버풀의 놀라운 봉사자였다. 나는 살라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여름에 살라의 계약이 만료돼 떠나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살라는 리버풀의 리빙 레전드다. 리버풀의 오기 전 살라는 빠르긴 하지만 조금 부족한 선수였다. 첼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피오렌티나로 둥지를 옮기며 세리에 A에 입성했다. 이후 AS 로마를 거쳐 2017-18시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다.
리버풀에 살라가 합류하면서 리버풀과 살라는 영광의 시대를 보냈다. 살라는 리버풀 첫 시즌 만에 EPL 득점왕에 올랐다. 이듬해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2년 연속 EPL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다. 살라는 꾸준히 좋은 기량을 보여주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 시즌 리버풀의 오랜 숙원이었던 EPL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 우승은 리버풀 역사 상 첫 PL 우승이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와 살라는 '마누라 라인'을 형성하며 유럽을 평정했다. '마누라 라인'은 BBC(가레스 베일-벤제마-크리스티아누 호날두), MSN(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 등과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가진 조합이었다. '마누라 라인'은 오랜 기간 암흑기에 빠져있던 리버풀을 구해냈다. 피르미누의 연계, 마네와 살라의 돌파력이 합쳐지면서 최고가 됐다.
살라는 리버풀에서 PL, UCL, FA컵 등 여러 트로피를 수집했다. 게다가 EPL 득점왕 3회, PL 도움왕 1회 등 개인 커리어도 최고였다. 살라는 PL 260경기 156골 68도움을 기록 중이다. 기록이 PL 역대급 선수임을 증명해준다.
살라는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와 강력하게 연결됐지만 리버풀에 남았다. 살라는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며 이전처럼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많았지만 살라 만큼 믿을 만한 득점 자원이 리버풀에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살라도 부진한 모습이다.
그런 살라가 클롭 감독과 날을 세운 건 보기 힘든 일이었다. 살라는 클롭 감독 밑에서 월드클래스가 됐고 클롭 감독도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작별하는데 굳이 대립할 이유가 없다.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 리버풀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 감독이 2023-24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알렸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클롭 감독은 리버풀의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임을 예고한 클롭 감독은 "리버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시즌이 끝나면 리버풀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은 분들께 충격이 되셨을 거라 생각하지만, 분명히 설명할 수 있고, 적어도 설명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 시절 압박 축구로 두각을 나타냈다.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고 브렌던 로저스 감독의 후임으로 2015-16시즌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녹였다. 공을 빼앗겼을 때 강도 높은 압박, 빠른 공수 전환으로 리버풀은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클롭 감독이 오면서 리버풀은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리버풀을 상징하는 두 사람인 살라와 클롭의 대립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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