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리뷰]"고맙데이" 내일 입대 이동경, 1골-1도움 피날레…울산, 제주에 3-1 역전승
[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고맙데이' 이동경(울산)이다.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이동경의 '고별경기'였다. 그는 29일 상무에 입대한다. 입대 하루 전 '라스트댄스'를 췄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을 제안했는데 본인이 뛰고가겠다고 하더라. 머리도 짧게 잘랐다. 마지막까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웃었다.
이동경이 또 펄펄 날았다. 1골-1도움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울산은 2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에서 켈빈, 이동경, 엄원상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1로 역전승했다.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6골-4도움)를 기록했다.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빛났다.
요코하마와 4강 1차전(1대0 승)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울산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을 선물했다. 2차전 원정(2대3 패)에선 마테우스의 만회골을 도왔다.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다.
이동경은 이날 1골-1도움을 보태 울산에서 7골-5도움으로 마감했다. K리그1에서 3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승점 17점을 기록, 3위를 유지했다. ACL 일정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1위 김천 상무(승점 19)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17)가 가시권이다. 반면 제주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승점은 10점에 머물렀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주민규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켈빈, 이동경 강윤구가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보야니치와 고승범이 호흡했다. 심상민 황석호 임종은 윤일록이 포백을 형성한 가운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4-4-2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유리 조나탄, 서진수로 투톱에 섰고, 미드필드에는 한종무 이탈로 최영준 안태현이 늘어섰다. 포백에는 김태환 송주훈 임창우 정운이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제주의 전반 3분 만에 행운의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조현우가 걷어낸 볼이 유리 조나탄 맞고 한종무의 발끝에 걸렸다. 골문이 비었다. 하지만 한종무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울신은 이동경의 힐패스를 보야니치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전반 8분 강윤구, 17분 켈빈, 20분 이동경의 이어졌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제주는 전반 25분 서진수가 또 한번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심상민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전반 30분 변수가 있었다. 제주의 살림꾼 최영준이 쓰러졌다. 고승범이 따돌리는 순간 역동작에 걸렸다. 큰 부상인 것을 직감한 그는 벤치를 향해 손짓했다. 구급차가 그라운드에 투입돼 최영준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지난 시즌 오른무릎 전방삽자인대 부상으로 긴 공백이 있었다. 이번에는 왼쪽다리에 탈이 났다.
김 감독은 최영준 대신 탈레스를 투입했고, 홍 감독도 같은 시각인 전반 30분 강윤구를 빼고 아타루를 출격시켰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종료직전인 51분 서진수가 헤더로 골을 노렸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쳤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심상민 대신 설영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김 감독은 교체투입한 탈레스를 다시 빼고 헤이스 카드를 가동했다. 전반의 침묵은 후반을 위한 전주곡이었다. 후반 3분 헤이스의 크로스는 조현우가 저지했고, 1분 뒤 보야니치의 쏜살갈은 프리킥에 이은 이동경의 왼발 슈팅은 김동준의 품에 안겼다. 후반 5분 유리 조나탄의 헤더는 골대를 강타했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10분 터졌다. 제주였다. 세트피스에서 한종무가 볼을 건드린 것을 울산 수비가 미루는 사이 김태환이 이적 후 첫 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제주의 리드는 찰나였다.
1분 뒤 정운과 이탈로의 충돌로 볼이 울산에 넘어갔고,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켈빈이 마수걸이 골로 화답했다. 불이 붙었다. 주민규는 후반 14분 이동경의 패스를 받아 기회를 잡았지만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후반 17분 울산의 역전골이 터졌다.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경례 세리머니'로 입대를 신고했다.
제주는 후반 20분 서진수가 동점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맞았다. 헤이스의 크로스가 그의 머리에 배달됐다. 수비 마크가 없는 단독찬스였다. 그러나 그의 헤더는 골문을 외면했다.
홍 감독은 후반 22분 엄원상, 김 감독은 진성욱과 김정민을 투입했다. 후반 34분 울산이 또 한번 번쩍였다.
이동경이 다시 빛났다. 엄원상에게 킬패스를 연결했다. 엄원상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후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것이 끝이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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