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다이크도 속은 접기' 황희찬, 11호골 작렬→울브스 2-1 승리...4개월 만에 골맛
리그 11호골→4개월 만에 득점
[인터풋볼] 가동민 기자=황희찬이 특유의 접기로 상대 수비를 속이고 11호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에서 루턴 타운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승점 46점으로 10위, 루턴 타운은 승점 25점으로 18위가 됐다.
먼저 앞서 나간 건 울버햄튼이었다. 전반 39분 조세 사 골키퍼가 롱킥으로 전방으로 연결했고 마테우스 쿠냐가 공을 따냈다. 쿠냐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좌측 지역에서 왼발 슈팅 모션으로 테뎅 멘지를 속였고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황희찬의 슈팅은 멘지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하시오카 다이키 다리 사이로 들어갔고 골망을 갈랐다. 전반은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선 채 종료됐다.
울버햄튼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5분 울버햄튼의 코너킥 상황에서 주앙 고메스가 짧게 처리했다. 고메스의 패스를 받은 라얀 아이트 누리가 우측면에서 중앙에 위치한 마리오 르미나에게 패스했다. 르미나는 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토티 고메스가 몸을 날려 헤더로 마무리했다.
루턴 타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35분 루턴 타운의 코너킥 상황에서 알피 도우티가 크로스를 올렸다. 콜리 우드로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고 도우티에게 갔다. 도우티가 좌측면에서 다시 크로스를 올렸고 리스 버크가 머리로 떨궈줬다. 이후 칼튼 모리스가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였다. 경기는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황희찬은 선발로 나와 울버햄튼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황희찬은 전방 지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상대와 경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고 울버햄튼이 흐름을 잡았다. 황희찬의 활약 속에 울버햄튼은 공식전 7경기 무승에서 벗어났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황희찬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을 비롯해 유효 슈팅 2회, 막힌 슈팅 1회, 빅 찬스 미스 1회, 볼 터치 21회, 패스 성공률 60%(10회 중 6회 성공), 키패스 1회, 지상 경합 1회(4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황희찬은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후 첫 득점을 기록했다. 황희찬의 득점으로 울버햄튼이 앞서나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는 "황희찬은 12월 27일 이후 첫 득점에 성공했다. 중원에서 고군분투하던 울버햄튼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이 울버햄튼의 승리 가뭄을 끝냈다"라고 밝혔다.
경기 후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 쿠냐가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다주는지 놀랍다. 12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황희찬과 쿠냐를 동시에 내보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지난 시즌보다 승점이 향상됐고 재정적으로도 구단이 안정화됐다. 13명의 아카데미 선수들이 스쿼드에 포함된 것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울버햄튼도 황희찬의 득점을 조명했다.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의 소감을 전했다. 황희찬은 "지난 몇 경기 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도 우리가 원했던 것도 아니었다. 우리는 침착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고 마침내 홈에서 승리했다. 이번 승리는 우리와 팬들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다. 득점을 다시 넣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코칭 스태프에게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황희찬은 "코칭 스태프와 미팅을 했는데 수비를 상대하게 된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더 많은 공관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플레이를 더 많이 하면 우리에게 기회와 득점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코칭 스태프의 말을 믿었고 시도했다. 그리고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좋은 경기를 펼쳤고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황희찬은 득점의 공을 쿠냐에게 돌렸다. 황희찬은 "쿠냐의 패스는 정말 놀아웠다. 쿠냐에게 공을 받았을 때 좋은 기회라고 느꼈고 더 집중했다. 쿠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 "우리에게 매 경기에 동기 부여를 갖고 팬, 동료, 가족 모두를 위해 좋은 결과를 이루고 싶다.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면 더 잘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닐 감독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좋아 보였다. 훨씬 더 활기차 보였고 뒤에서 많이 뛰었다. 한 번 뛸 때마다 잠시 쉴 필요가 있었는데 황희찬은 계속 달렸다. 나는 그가 쉬길 바랐다. 평소에는 그는 내 말을 귀담아 들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완전히 무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승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황희찬도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90분을 소화해 기쁘다. 이제 휴식을 취하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준비해야 한다. 쿠냐도 마찬가지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황희찬과 쿠냐가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고 공격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은 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득점할 수 있는 공격수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최정상급 공격수가 없었는데 황희찬과 쿠냐가 그 부분을 해소히켜줬다. 최고의 공격수들을 영입한 건 엄청난 일이다. 오랫동안 두 선수가 없었고 우리는 함께 힘을 합쳐 좋은 경기를 펼치며 경쟁력을 유지해왔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시즌 초반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기가 많았지만 적은 출전 시간 속에 많은 득점을 뽑아내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황희찬은 리그 10골을 기록하며 PL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활약이 대단했기 때문에 팬들은 부상을 걱정했다. 언제나 부상은 황희찬의 발목을 잡았다. 좋은 기량을 뽐낼 때마다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번 시즌에도 경미한 부상은 있었지만 빠르게 돌아왔다. 2023 아시안컵을 마치고 복귀했을 때도 종아리 통증으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황희찬은 금방 돌아오며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결국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다. 황희찬은 FA컵 16강 브라이튼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황희찬은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까지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악재가 찾아왔다. 후반 1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왼발 스루패스를 시도하고 쓰러졌다. 의료진이 빠르게 들어왔고 몸상태를 확인했다. 황희찬은 햄스트링을 잡았고 결국 교체됐다.
황희찬은 33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복귀전을 치렀다. 34라운드 아스널전에선 선발로 나왔다. 51분을 소화하고 나오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황희찬은 지난 25일 열린 2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오랜만에 골망을 가르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경기에서 황희찬의 득점이 취소된 건 아쉬운 일이었다. 울버햄튼이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황희찬이 헤더로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 쿠냐의 파울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황희찬은 부상에서 돌아온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노렸다. 경기는 본머스가 주도해 황희찬에게 공이 많이 가지 않았다. 적은 기회 속에서 골망을 갈랐지만 취소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는 울버햄튼의 0-1 패배로 끝이 났다.
쿠냐의 반칙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득점과 직접적으로 관여되는 상황도 아니었다. 세메두가 우측면에서 공을 갖고 있을 때 쿠냐는 클라위베르트를 팔로 가격했다. 쿠냐는 클라위베르트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고 팔을 휘둘렀다. 명백한 파울이었다. 쿠냐의 한순간의 실수로 울버햄튼은 승점 1점을 놓친 것이다.
그래도 이번 경기를 통해 황희찬이 득점포를 다시 가동하면서 울버햄튼이 무승에서 탈출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황희찬도 자신감을 되찾고 울버햄튼도 반등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7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승점 7점 차이가 나지만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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