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달구는 김도영 열풍, KBL에는 이정현?

김종수 2024. 4. 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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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우투우타)이 빠질 수 없다. 프로야구의 인기와 영향력을감안했을 때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5툴플레이어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재학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렸다.


그만큼 주변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기대치를 반영하듯 연고팀 KIA의 1차지명을 받았다. 당시 같은 연고지역에 문동주라는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전국구 우완 파이어볼러가 있었음에도 김도영을 지명한 것은 도박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비슷한 레벨이면 투수가 타자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김도영에 대한 KIA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사실 이종범의 후계자라는 말 하나로 김도영이 어떤 선수인지는 대략 설명이 가능하다. 이종범은 은퇴한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KBO 역대 최고의 야수’로 불린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20승 선발투수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경기 자체를 지배하는 선수였다.


특히 일본 진출전 전성기 시절에는 그야말로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역대 최고의 준족으로 유명하면서도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할 정도였으며 4할, 200안타, 30홈런, 100도루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더욱이 포지션 또한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였다. 때문에 KIA팬들은 그가 은퇴한 이후에도 오매물망 뒤를 이을 스타를 기다렸고 오랜시간이 흘러 드디어 3년차 김도영이 잠재력을 꿈틀거리고 있다.


이종범이 그랬듯 김도영은 빠른 발과 일발 장타력을 겸비했다. 이를 입증하듯 올시즌 현재 최다안타, 홈런, 타점, 득점, 도루, 장타율 등 각종 주요 지표에서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타자 WAR 순위에서는 쟁쟁한 외국인 타자들까지 제치고 1위를 달리고있다. 최근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 10도루를 기록하는 등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가늠이 안되는 상태다.


KBO에 김도영이 있다면 KBL에는 이정현(25‧187cm)이 있다. 김도영이 전남 광주 출신, 이정현은 전북 군산 출신이다. 같은 호남 출신인데다 3년차 시즌을 보내고, 보낸바 있다. 김도영이 그랬듯 이정현 역시 고교 시절부터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 운동능력, 테크닉에서의 밸런스가 또래 중 압도적이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내외곽에 걸쳐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줄 아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김도영은 고교 시절까지만해도 유격수가 주포지션이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3루수로 주로 뛰고 있다. 박찬호라는 확실한 기존 유격수가 팀에 자리잡고있고 더불어 김도영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위한 방안이다. 이정현 또한 비슷하다. 본래 슈팅가드지만 프로에서는 1, 2번을 겸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을 만나면서부터는 주로 포인트가드로 나오는 시간이 많아졌다. 1번으로 플레이해본 경험이 짧아 리딩, 패싱센스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못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볼 핸들링이 안정되어있고 BQ가 좋아 전천후 듀얼가드로서 나날히 성장하고있는 모습이다. 이정현은 1차적으로 자신의 공격력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빈틈을 노려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한다.


리그내 어떤 토종 에이스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않는 득점력을 보유하고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돌파로 끊임없이 림어택을 노리면서도 타이밍을 빼앗는 미드레인지 점퍼로 수비진을 교란한다. 찬스다 싶으면 외곽에서도 거리에 관계없이 3점슛을 던진다. 어디 그뿐인가. 자신보다 작거나 비슷한 사이즈의 상대가 매치업이 되었다싶은 순간에는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파워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치며 공격루트를 넓혀가고 있다.


과거 양동근이 그랬듯 비슷한 사이즈의 선수들은 대부분 이정현의 포스트업을 매우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올시즌 정규시즌 MVP는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이선 알바노(28‧185cm)가 받았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만 놓고봤을 때는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정현보다 앞서지 못했다.


이정현은 올시즌 정규리그 44경기에서 평균 22.80득점(5위), 6.61어시스트(1위), 3.39리바운드, 1.98스틸(1위)을 기록했다. 외국인선수를 포함해도 MVP 후보에 오를만하다. 아쉽게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못한 팀 성적이 발목을 잡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MVP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가 이제는 리그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르고 있다는 것 만은 누구나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도영이 ‘야구 천재’ 이종범과 비교되고 있다면 이정현은 ‘농구 천재’ 허재를 소환하고 있다. 허재는 현역 시절 혼자서 게임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외국인선수들을 압도하는 활약을 펼치며 MVP를 수상했을 정도다. 이정현 또한 현재의 페이스로 성장한다면 그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지말란 법도 없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정현은 쟁쟁한 승부의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속팀 소노가 공개적으로 전력 강화를 외치고 있는 만큼 다음 시즌에는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려볼만하다. 프로야구의 김도영이 그렇듯 프로농구에서는 이정현이 활화산같은 화제몰이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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