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청춘은 누가 돌려주나, 그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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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만두면 인자 누가 청춘을 돌려주노? 그기 걱정입니다. 그냥 돌려줄 수가 없거든요. 일단 청바지가 어울려야 돼."
가황 나훈아(77)가 흰 민소매 상의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1984년 발표한 히트곡 '청춘을 돌려다오'를 부른 직후 너스레를 떨자 객석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마지막 구절을 앞두고는 무대에 드론이 날아왔고, 나훈아는 손수 마이크를 드론에 끼워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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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후 첫번째 투어무대
시스루·롱스커트 입고 춤사위
퇴장전 엔딩곡 '사내' 부르고
드론에 마이크 실어 날려보내
"여기까지 온 것 기적같은 일
앞으론 안해본거 하며 살겠다"
"제가 그만두면 인자 누가 청춘을 돌려주노? 그기 걱정입니다. 그냥 돌려줄 수가 없거든요. 일단 청바지가 어울려야 돼."
가황 나훈아(77)가 흰 민소매 상의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1984년 발표한 히트곡 '청춘을 돌려다오'를 부른 직후 너스레를 떨자 객석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훈아의 은퇴선언은 그의 58년 차 연예계 생활처럼, 앞뒤 재는 것 없이 호쾌했다. 그는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나훈아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지난 2월 내비친 은퇴 의사에 쐐기를 박으며 "고마웠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날 나훈아는 2시간20분 동안 총 22곡을 부르며 은퇴 결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특히 공연 후반부 자신의 노래 '공'을 부르면서 후렴구의 '띠리 띠리리'라는 가사에 맞춰 만담처럼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사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아무도 모르게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지방 어디에 공연하러 갔는데, 어떤 머리 허연 할머니가 날 보고 '오빠!' 하는 거라. '아, 내가 할배구나! 이래선 안 된다' 생각했습니다."
그는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쉬울 것 같아도 아니더라"며 "제 청춘을 여기다 바치고 노래하며 살았는데, 시원섭섭한 게 아니라 제가 가지고 있는 혼이 다 빠져나가는 듯했다. 진짜로 혼자 참 힘들었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여러분이 박수칠 때 돌아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일각의 건강 이상설에는 검진 결과지를 직접 보여줬다. 올해 2월 13일자로 적힌 문서를 전광판에 띄우고는 "숫자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빨간 글씨가 뜬다. 25가지 검사를 했는데 하나도 빨간 게 없다"고 했다. 그러곤 "앞으론 안 가본 데 가보고, 안 먹어본 거 먹고, 안 해본 거 해보고 살 거다"라고 했다.
공연은 나훈아의 노래 인생을 돌아보는 듯했다. 자신이 데뷔한 1967년부터 올해까지 전·현직 대통령 11명의 초상을 화면에 띄우며 "참 긴 세월이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발표한 곡들은 직접 안무를 춰가며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고향역'으로 시작해 '체인지' '고향으로 가는 배' '남자의 인생' 등을 연달아 불렀다. 한 곡마다 옷을 갈아입었는데, 웬만한 아이돌 공연에서도 보기 힘든 연출이다. 아예 무대 위에 가림막을 세운 채 훌러덩 옷을 벗어 맨살이 드러나 보이는가 하면, '18세 순이'는 분홍색 시스루 상의에 롱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는 등 거침없었다. 관객들이 그의 패션 소화력에 '우와' 감탄할 정도였다.
나훈아는 마지막 노래로 '사내'를 골랐다. '사내답게 살다가 사내답게 갈 거다'라는 가사의 마지막 구절을 '훈아답게 갈 거다'로 고쳐 불렀다. 이 마지막 구절을 앞두고는 무대에 드론이 날아왔고, 나훈아는 손수 마이크를 드론에 끼워 날려 보냈다. 그의 손에는 더 이상 마이크가 없었지만, 노래는 계속해서 흘렀고 관객들이 빈 소리를 채웠다. 나훈아는 노래가 끝나자 뒤를 돈 채로 타고 올라왔던 리프트를 타고 무대를 내려갔다. "여러분 저는 평생 다른 데 한눈팔지 않고 그냥 노래가 천직이라 생각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 같은 일입니다. 고마웠습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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