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가 없어요"…손님 대신 바람만 드는 점포들

이태희 기자 2024. 4. 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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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가 없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내야 할 이자는 많고, 원자잿값은 계속해서 치솟고손님마저 줄어드니 지금으로선 언제까지 장사를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대전 지역 자영업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지역 상가 공실률(16.2%)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대출 이자에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에 손님은 줄어들고 원자잿값까지 뛰면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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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올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 17%…2022년부터 꾸준히 ↑
소규모·집합 상가 모두 공실률 증가…고금리·원자잿값 상승 원인
외식 물가 34개월째 소비자 물가 상회…중동 긴장에 물가 상승 전망
대전일보DB

"탈출구가 없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내야 할 이자는 많고, 원자잿값은 계속해서 치솟고…손님마저 줄어드니 지금으로선 언제까지 장사를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대전 지역 자영업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불경기와 고금리 기조에 원도심과 신도심을 가리지 않고 폐업이 속출하며, 상가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지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17%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지역 상가 공실률(16.2%)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중대형 상가는 통상 일반 상가로 불리는 건축물로 옷 가게나 음식점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종사 비율이 높은 상가 중 하나다.

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 2022년 1분기 14.4%에서 이듬해 1분기 16.2%로 훌쩍 뛰었다. 특히 지난해엔 3분기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16%대를 이어갔다. 반면 전국 평균 공실률은 13%대를 유지했다.

소규모 상가와 집합 상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의 경우 지난해 1분기 7.8%에서 올 1분기 9.3%로 1.5%포인트 증가했으며, 집합 상가는 같은 기간 9.5%에서 10.3%로 0.5%포인트 늘었다.

지역 상가의 공실률 증가엔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대출 이자에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에 손님은 줄어들고 원자잿값까지 뛰면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다.

중구 대흥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 모(43) 씨는 "임대료와 높은 이자, 원자잿값, 인건비 모두를 내면 사실상 적자"라며 "이미 다른 가게는 문 닫았다. 손님도 없으니 장사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을 웃돌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3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불 공세로 중동 긴장이 고조, 향후 추가적인 물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에 대전시는 올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조기 편성해 소상공인에 임대료 지원 등 114억 원을 추가 증액했으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영세 소상공인 대상 전기요금 특별지원 신청 마감 기한을 6월 30일로 연장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자영업자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반응이다.

동구 낭월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황 모(26) 씨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는 정책이 많긴 하지만, 정작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다수"라며 "예산 한계 때문에 그렇겠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안 좋은 만큼 한시적이라도 대상자를 대폭 확대해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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