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 뿌려진 ‘유박비료’… 반려견이 먹고 죽다 살아났다

배상철 2024. 4. 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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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한 아파트에서 화단에 뿌려진 유박비료를 먹은 반려견이 생사고비를 넘기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12일 오후 9시쯤 춘천시 삼천동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A씨가 기르는 반려견 '버들이'는 단지 내를 산책 중 화단에 뿌려져 있던 유박비료를 먹었다.

한편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021년 아파트에서 유박비료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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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비료 독성 청산가리의 6000배

강원도 춘천 한 아파트에서 화단에 뿌려진 유박비료를 먹은 반려견이 생사고비를 넘기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12일 오후 9시쯤 춘천시 삼천동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A씨가 기르는 반려견 ‘버들이’는 단지 내를 산책 중 화단에 뿌려져 있던 유박비료를 먹었다. 강아지들은 흙냄새를 따라 나무 아래를 즐겨 가는데 그곳에 개 사료와 모양이 비슷한 유박비료가 뿌려져있던 것이다.
유박비료를 섭취해 치료 중인 버들이. 견주 제공
유박비료는 독성이 청산가리의 6000배에 달한다. 식물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사람이나 개·고양이가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공공기관에 사용 금지 공문을 보내고 유박비료 포장지에 반려동물 폐사 주의 문구를 표기하도록 한 상태다.

유박비료를 먹은 버들이는 사료를 거부하고 구토와 설사를 반복해 결국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견주 A씨는 “동물병원에서 검사했더니 버들이 염증수치가 측정불가로 나왔다. 기계가 70까지 측정할 수 있는데 그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며 “30 이상이면 입원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다. 말 그대로 버들이는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퇴원하고 집에서 돌보고 있다. 유박비료를 먹기 전에는 1시간을 산책해도 쌩쌩했는데 지금은 20분만 지나면 지친 모습을 보인다”며 “다행히 치료비용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처리해주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산책로에 유박비료를 주의하라는 문구를 세우는 등 공지를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애플리케이션에 공지했다고는 하는데 900세대 가운데 30여명이 봤었다”며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유박비료가 뿌려진 강원도 춘천 아파트. 배상철 기자
이와 관련해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은 “소나무 관리 차원에서 유박비료를 사용했다.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나무 아래에만 뿌렸는데 강아지가 안쪽까지 들어가서 먹은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사고”라고 해명했다.
사고 후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민 방송을 통해 유박비료가 살포됐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관 중인 유박비료 포대. 배상철 기자
한편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021년 아파트에서 유박비료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고 의원은 당시 “유박비료 위험성을 공론화해 더는 뜻하지 않게 보호자 곁을 떠나는 반려동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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