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지 심심한 '범죄도시4', 그럼에도 대박 조짐 보이는 이유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4. 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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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쉬어가는 느낌이다.

전체 8편을 이미 기획했다는 마동석의 말을 염두에 두고 보면 강강강 하던 힘주기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이랄까.

이미 3편까지 연달아 흥행 성공을 거둔 <범죄도시> 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조금은 심심한 <범죄도시4> 가 아닐까 싶다.

<범죄도시> 시리즈 자체가 그렇지만 이번 4편은 한 마디로 이제 국민 캐릭터가 되어버린 마동석표 영화의 '아는 맛'이 가진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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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기만 해도 기절한다? 마동석의 괴력적인 흥행 펀치(‘범죄도시4’)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어딘가 쉬어가는 느낌이다. 전체 8편을 이미 기획했다는 마동석의 말을 염두에 두고 보면 강강강 하던 힘주기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이랄까. 이미 3편까지 연달아 흥행 성공을 거둔 <범죄도시>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조금은 심심한 <범죄도시4>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일에 무려 82만 관객을 동원했고 개봉 4일차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스치기만 해도 기절'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마동석의 흥행펀치가 아닐 수 없다. <범죄도시> 시리즈 자체가 그렇지만 이번 4편은 한 마디로 이제 국민 캐릭터가 되어버린 마동석표 영화의 '아는 맛'이 가진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매 시즌마다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소재로 가져온 범죄다. 이번 4편은 사이버 범죄다. 필리핀에 본거지를 두고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와 국내에서 이들을 움직이는 IT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이 이 범죄의 최강 빌런들이다. 물론 칼로 신속하게 효과적인 살상을 하는 백창기라는 빌런의 액션은 새롭지만, 이번 시즌에서 특이한 건 백창기 같은 무력을 쓰는 범죄자와 지능범죄를 이끄는 장동철 같은 빌런이 합쳐져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 범죄라고 하면 어딘가 사기에 가까운 지능형 범죄를 떠올리지만, 이미 드라마 <모범택시>나 영화 <시민덕희>를 통해 소개된 것처럼 사이버 범죄 뒤편에는 컴퓨터에 능통한 엘리트들을 감금하고 범죄에 이용하는 살벌한 조직들이 존재한다. <범죄도시4>는 바로 이 새로운 범주의 범죄를 소재로 가져왔고, 그래서 백창기와 장동철이라는 조금은 결이 다른 빌런들과 동시에 맞서야 하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사이버 범죄에 담겨 있는 지식들을 요구하는 지점들은 마석도라는 캐릭터에게는 무식함을 내세우는 유머코드가 됐다. "오픈 소스를 썼다"는 이야기에 "문 닫기 전에 빨리 가자"고 말하는 식이다. 핵펀치를 날리는 액션만큼 빵빵 터지는 마석도표 유머가 중요한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특히 IT를 활용한 지능범죄를 벌이는 이들 앞에서 무식함을 드러내며 웃음을 주는 지점은 특별한 감흥이 느껴진다.

마치 똑똑하지만 그 머리로 나쁜 짓을 하는 장동철 같은 빌런 앞에서 무식해도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끝까지 가는 마석도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을 활용한 범죄 앞에 맨주먹으로 달려드는 마석도의 아날로그적 부딪침이 주는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도 한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앞서도 말한 것처럼, 매년 새 시즌으로 돌아오고 스토리 구성 자체가 하나의 공식처럼 되어 있어 어딘가 심심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빌런을 둘로 나누고, 그 둘이 또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은 <범죄도시> 특유의 뒷목 잡게 만드는 잔혹한 빌런의 힘을 분산시켜 놓았다. 그만큼 압도적인 마석도의 핵펀치의 맛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를 이어간다는 큰 그림을 두고 보면 오히려 이번 편의 힘이 빠진 부분은 다음 편을 위한 밑그림이 될 수도 있다. 한번쯤 심호흡을 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정통으로 맞지는 않았어도 살짝 스치기만 해도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제 흥행에 성공하는 핵펀치가 된 듯하다. 벌써 300만을 넘은 이번 시즌의 흥행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범죄도시4>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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