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살 아이 상대로 출마한 어른”...나이 공격에 나이로 반격한 81세 대통령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트럼프 “졸린 바이든” 발언에
바이든 “졸린 도널드” 응수
트럼프 ‘독재자·피바다’ 발언에
“상황 심각성에 경각심 가져야
트럼프와 ‘맞짱 토론’ 응할 것”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상기시키며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복수와 응징을 말하고 있으며 대선에 패했을 경우 ‘피바다’를 다짐했다”며 “8년 전에는 ‘트럼프 토크’로 볼 수 있었지만 2021년 1월 6일 의회폭력 사태 이후에는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누구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며 “상황의 심각성에 경각심을 가져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디어를 통해 정확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어서 미국 유권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거짓 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머를 곁들이면서도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환영에 감사하지만 너무 큰 목소리를 내지 말아달라. 도널드가 들을 수 있다. ‘졸린 돈(sleepy Don)’이 말이다”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수시로 폄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똑같이 응수한 것이다. 또한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매주 네 차례 뉴욕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과정에서 졸고있는 듯한 모습과 연관지은 표현이기도 하다.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논란을 무대 위로 올리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2024년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데 나이가 현안”이라며 “나는 6살 아이를 상대로 출마한 어른”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연령이 낮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어 그는 “나이는 우리의 유일한 공통점”이라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실제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81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세이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들이 진을 치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뉴욕 맨해튼법정에 매주 4차례 출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 ‘하워드 스턴 라디오 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처음 밝혔다. 그동안 대선 후보 토론에 대해 ‘트럼프 태도에 달렸다’며 미온적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바이든 대통령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그가 토론의사가 있다면 전통적인 파이터가 말하듯이 언제 어디서든 응하겠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올해 가을에 잡혀있는 대선 토론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주요 방송사와 AP통신 등 10여개 매체는 지난 14일 대선 후보간 토론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