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손에 피묻혔다… 물러서지 않을 것" [르포]

박영준 2024. 4. 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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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은 손에 피를 묻혔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손에 묻은 피와 똑같은 피다."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이 학교 역사학과 4학년 큐인(21)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스라엘 안보 지원 법안에 대한 생각을 묻자 "끔찍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워싱턴대는 지난 25일부터 학교 점거 시위에 돌입, 이날로 시위 사흘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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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워싱턴대 시위 현장

“조 바이든은 손에 피를 묻혔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손에 묻은 피와 똑같은 피다.”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캠퍼스 유니버스티 야드에 27일(현지시간)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이 학교 역사학과 4학년 큐인(21)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스라엘 안보 지원 법안에 대한 생각을 묻자 “끔찍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정학을 당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종일 비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한 27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광장 격인 유니버스티 야드는 시위 학생이 설치한 50개가 넘는 텐트로 가득 찼다. 시위에 나선 100여명의 학생과 수십명의 취재진, 시민들이 뒤엉키고, 반전 구호가 뒤섞였다. 캠퍼스로 들어가는 도로는 경찰차가 가로막았고, 캠퍼스 안에는 2중으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학교의 상징인 조지 워싱턴 동상에는 팔레스타인 국기가 망토처럼 걸쳐졌고, 손에도 팔레스타인 국기가 들렸다.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캠퍼스 유니버스티 야드에 27일(현지시간)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조지워싱턴대는 지난 25일부터 학교 점거 시위에 돌입, 이날로 시위 사흘째를 맞았다. 경찰 당국과 학교는 26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해산을 명령하고, 강제 해산을 예고했으나 실행에 나서지 못했다. 시위 학생들은 텐트에서 잠을 자며 △학생 시위 주최자에 대한 고소 취하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발언 보장 △가자지구에서 대량학살에 사용되는 기술,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 퇴출 △시오니스트 기관과의 모든 학술 파트너십 종료를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날까지 시위로 7명의 학생이 학교로부터 정학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두꺼운 침낭, 음식과 생필품이 계속해서 공급됐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으로 이 학교 임상 심리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모아타즈 살림(26)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친척들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살고 있다”면서 “가자에서 여전히 대량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연대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행동은 대학이 모든 종류의 기부금과 투자 내역을 공개해야 하고, 이스라엘 기술 기업이나 무기 제조·기술 기업에 대한 모든 투자에서 철수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캠퍼스 유니버스티 야드에 27일(현지시간)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학교 캠퍼스에서 27일(현지시간)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번 시위를 주도했다는 중동학과 2학년 림(19)은 기자와 만나 “가자지구에서의 대량학살을 막기 위한 우리의 역할은 시오니스트 지원 기업으로부터 우리 대학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학 행정처에 수차례 면담을 요구했지만 응답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텐트를 지키며 투쟁할 것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분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6개월째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대학을 중심으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으로 조지워싱턴대학교 임상 심리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모아타즈 살림(26)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노스이스턴대, 애리조나주립대, 인디애나대 등에서 2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한 뉴욕주 컬럼비아대는 7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고, 그중 다수가 석방됐다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주에 있는 워싱턴대에서는 이날 80명 이상이 체포되고, 캠퍼스가 폐쇄됐다.

NYT는 미국에서 시위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사건보다는 미국의 당파적 정치 상황과 더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면서 “시위대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시위에 동조했던 학생 등에게 체포의 충격은 소극적인 지지가 아닌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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