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마지막 충언, 올림픽 4년 주기는 가능할까?
도하 참사로 몸살을 앓는 한국 축구가 ‘4년 주기론’이라는 새 화두에 직면했다. 파리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한 황선홍 감독(56)이 마지막으로 남긴 충언이다.
황 감독은 지난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핑계 같지만, 연령별 대표팀의 운영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선 다른 나라들과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인도네시아전 패배는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무산이라는 큰 충격을 남겼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올림픽 남자 축구의 단골손님이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의 실패를 돌아보면서 장기 플랜의 부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일본을 비롯한 라이벌 국가들이 4년 주기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대회가 열릴 때마다 전력 질주만 반복하는 현 시스템에선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안고 돌아왔지만, 반년 만에 다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
황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은 4년 주기로 가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감독의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핑계일 수 있지만 올림픽 준비 기간이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구조로는 우리가 아시아에서 상대를 완전하게 제압하기 어려운 만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변했다.
축구계에선 황 감독이 꺼낸 4년 주기론에 공감하면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긴 호흡으로 준비할 수록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높아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이 적잖기 때문이다.
먼저 4년간 지휘봉을 믿고 맡길 지도자를 선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인대표팀도 4년을 맡기기 쉽지 않은 국내 풍토를 한꺼번에 뒤집어야 한다.
올림픽을 4년 주기로 준비할 경우 포기할 부분도 분명하다. 연령대(23세 이하)가 동일한 아시안게임이 문제다.
가까운 이웃이자 라이벌인 일본이 4년 주기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적인 국가인데, 일본은 올림픽에서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으로 아시안게임을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만 23세까지 참가할 수 있는 아시안게임을 21세로 참가해 경험을 쌓고 2년 뒤 그 멤버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일본이 금메달을 딴 아시안게임은 2010년 광저우 대회가 마지막이다.
그 반사 효과로 한국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는데 올림픽과 함께 병역의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이한 대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동메달)과 2012년 런던 올림픽(동메달)을 각각 21세와 23세로 출전한 뒤 다시 현재 방식으로 돌아간 배경이기도 하다.
한 축구 전문가는 “황 감독이 사석에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의 병행이 어렵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면서 “현장에서 느낀 한계를 토로한 것인데, 앞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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