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으로 보폭 넓히는 시진핑… 불공정무역 의제 오를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 순방을 통해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친중·친러 국가를 찾아 우의를 다지는 등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불공정무역 문제를 두고 벼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 사건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반미 정서를 공통분모로 더 가까워졌고, 최근에는 더 밀착된 파트너십으로 서방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 주석은 세르비아 방문 기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매년 개최해온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의 세르비아 방문은 2016년 이후 8년 만으로, 당시 그는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옛 대사관 부지를 찾아 애도를 표시한 바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닐 토마스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유럽 국가를 방문함으로써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하고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긴밀한 관계의 주요 기능은 미국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으며 올해 초 신년 연설에서 시 주석이 연내 자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유럽 순방을 통해 세르비아 외에 프랑스와 헝가리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총리실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8∼10일 헝가리를 찾아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만난다고 확인했다. 게르게이 굴리아스 총리실 비서실장은 “가능하면 많은 국가와 좋은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게 헝가리의 이익”이라며 “중국은 유럽연합(EU)보다 강한 세계의 주요 강대국 중 하나이며 시 주석의 방문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나토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정부는 중국, 러시아와 밀착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문 일정을 앞두고 EU가 중국 정부의 불공정 경쟁 조장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조하기 위해 시 주석 유럽 순방 직전 조사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이 EU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폭넓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집행위는 중국이 자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정황·증거를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무역 문제는 시 주석이 EU 회원국 정상과 회담을 가질 때도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중남미에도 공들이며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중남미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페인어판(BBC 문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주요 20개국 간 전체 교역액은 4800억달러(약 662조원)에 달했다. 이는 2000년(140억달러)의 3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수치는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와 유엔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ECLAC)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BBC 문도는 설명했다.
중남미 주요 20개국 중 대중국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브라질로, 지난해 1220억달러(약 168조원)어치를 수출했다. 브라질은 중국을 상대로 630억달러(약 87조원) 무역수지 흑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며 무역·투자 등 100억달러(13조7900억원) 규모의 15개 협력·협정 문서 체결을 도출한 점을 고려하면 양국 교역 규모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BBC 문도는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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