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 여행사 “북한서 ‘태양절’ 안쓴다 여러 차례 확인”
“웹사이트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소재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가 “북한 파트너로부터 ‘태양절’ 명칭이 단계적으로 폐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명칭 중단 방침을 대외적으로도 밝힌 점이 확인된 것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고려투어(Koryo Tours)는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북한에서는 ‘태양절’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전했다.
고려투어는 “북한 파트너로부터 해당 명칭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받았다”며 “이같은 변경 사항을 우리의 웹사이트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투어는 “북한 관영 매체는 이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같이 점진적인 삭제는 일반적으로 발표되지 않는다”며 “이는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투어 사이트는 북한 공휴일 소개란에 4월 15일을 태양절이 아닌 김일성 주석 생일(Birthday)로 표기했다.
북한은 김 주석 사망 3주기를 맞은 1997년 김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로 제정하고 김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1년’으로 하는 주체연호를 만들었다. 이후 매년 김 주석 생일을 태양절로 기념했으나 올해 2월 17일을 끝으로 약 두 달간 관영매체에서 태양절 용어가 사라졌다. 당일인 15일에 한 차례 등장했으나 다음 날 다시 사라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취재진을 만나 “올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진행된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이름이 (태양절에서 4·15로) 바뀐 것으로 잠정 판단한다”고 말했다.
태양절 명칭 대체·삭제 배경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홀로서기에 따른 변화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9년 3월 ‘선전일꾼’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김일성)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가리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태양절 용어뿐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도 올해 2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이후 쓰이지 않고 있다. ‘선대 그늘 벗어나기’ 중인 김정은 위원장이 리더십 공고화를 위해 자신에 대한 우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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