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이곳’만 가면 너무 좋다고 난리”...어르신 10만명 참여했다는데 [방방콕콕]

정진욱 기자(top@mk.co.kr) 2024. 4.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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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전국 최초 스마트경로당
비대면 여가·건강 프로그램 제공
어르신 10만명 참여...만족도 90%
지자체 35곳서 벤치마킹 나서
부천시 스마트경로당에서 키오스크 교육을 받은 이정구 연화마을 쌍용아파트 경로당 회장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오! 할머니 키오스크 할 줄 아시네요?”

경기 부천에 가면 디지털 취약 계층인 노인들이 쉽게 키오스크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자주볼 수 있다.

부천시가 2021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경로당’이 있어서다. 부천시 스마트경로당에서는 초고령층 노인들도 키오스크를 사용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한다.

부천시가 2021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경로당’이 지금까지 10만여 명의 참여와 만족도 90%를 기록하며 안착에 성공했다.

섬·산간 지역 9개소에 부천형 스마트경로당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3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사업 모델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스마트경로당은 기존 경로당에 정보통신기술(ICT) 화상 플랫폼·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기기·실내 스마트팜 등을 구축해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노인 여가복지 시설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비대면으로 실버로빅, 웃음치료 등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보건소와 연계해 혈압·혈당 수치를 추적 관리하고, 실내에서 쌈 채소를 기르는 등 원예치료도 병행한다.

아울러 스마트경로당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사용방법을 교육하는 등 초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해소에 도움을 주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시는 현재 스마트경로당 45개소를 2026년까지 150개로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어르신 맞춤형 건강·여가·복지 프로그램 진행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한민국 노인인구 진료비는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부천시 노인인구 비중 역시 2024년 현재 17%이며, 노인 1인 가구는 182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6만명 증가했다.

이와 같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부천시는 집 앞 경로당의 역할 다양화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앞장서 왔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스마트경로당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9억 2000만 원을 확보했다. 이후 보건소 100세건강실, 행정복지센터, 대한노인회부천시지회, 노인복지관,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 민·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그해 12월 전국 최초로 스마트경로당의 문을 열었다.

대표 프로그램은 3가지다. 먼저 정보통신기술(ICT) 화상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여가·건강 프로그램은 실버로빅, 밸런스워킹, 웃음치료 등 여가 분야와 의료 전문가에게 당뇨, 만성질환, 통증 및 영양 관리 교육을 듣는 건강 분야로 구성됐다.

키오스크를 직접 설치하고 사용 방법을 익혀보는 시간도 마련돼 있어 주 5일 1시간씩 45개소에서 동시에 인터넷 강의 형식으로 진행한다.

한 노인이 스마트경로당에서 건강관리 전용 앱을 이용해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노인이 측정 혈압은 자동 저장돼 보건소를 통해 추적 관리할 수 있다. [부천시 제공]
지금까지 총 331회 열린 ICT 활용 여가·건강 프로그램에는 약 10만4200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하루 평균 450~500명이 참여한 셈이다.

두 번째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는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다.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QR코드로 전용 앱에 로그인 후 혈압, 혈당, 체성분, 체온을 측정한다. 수치는 기기에 자동 저장된다.

측정 이력은 향후 부천시 보건소 100세 건강실에서 건강상담과 치료 시 사용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건강 상태를 바르게 알고 일상에서 쉽게 추적 관찰할 수 있고, 건강관리 능력도 기를 수 있어 호응이 좋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인기다. 인지선별검사(CIST) 및 AI음성인식 분석 프로그램을 통한 치매선별검사 후 보건소 소속 간호사가 맞춤형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강좌는 주 1회, 총 8회에 걸쳐 열린다.

IoT 헬스케어 프로그램에는 2023년까지 1827명이 참여했다. 건강수치는 총 4만4155회 측정됐다.

세 번째 프로그램인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팜은 경로당에서 쌈 채소를 기르고 수확하는 사업이다. 기존 야외에서 모종을 심어 채소를 기르던 것과 달리 전용 앱에서 스마트팜 식물재배기에 빛·바람·물을 자동으로 공급하고 온도와 조명 등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생육환경을 손쉽게 조절하고, 직접 모종을 심어 돌보는 소일거리를 통해 정서적 안정도 얻을 수 있어 원예치료로도 효과가 좋다.

직접 재배한 건강한 먹거리를 나눠 먹으며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2023년까지 492차례 수확을 했고 2312명에게 이를 나눠줬다.

스마트경로당 이용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운영 전반 만족도는 90%가 넘고,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평균 만족도는 88%에 달한다.

어르신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 … 지자체 벤치마킹과 수상 잇따라
스마트경로당은 어르신 일자리 확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경로당 관리사는 스마트경로당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인력이다. 정보통신기술(ICT) 화상프로그램 접속지원,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기기를 통한 건강수치 측정 등을 담당한다.

전체 경로당 프로그램 전반을 지원하는 경로당 서포터즈도 업무 중 하나로 스마트경로당 운영을 맡고있다. 지금까지 총 197명이 채용돼 업무를 수행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경로당은 지자체의 벤치마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특별시, 경기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등 35개 지자체가 스마트경로당 구축과 운영 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제1회 스마트빌리지 챔피언 페스타에서 장관상을 받았다.

스마트경로당에 설치한 스마트팜에서 한 노인이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부천시 제공]
부천시는 스마트경로당을 통한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상북도 봉화군, 전라남도 진도군, 전라북도 부안군 등 섬·산간 3개 지역 9개소에 부천형 스마트경로당 프로그램을 2026년 9월까지 무상 지원하고 있다.

시는 보건소 외 별다른 의료시설이 없는 지역에 수준 높은 노인여가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균형발전과 초고령사회 대응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스마트경로당은 부천시만의 혁신적인 스마트 인프라 활용을 바탕으로 전국 경로당의 표준모델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더욱 똑똑하고 따뜻하게 어르신들에게 힘을 더하고 고도화를 이루며, 다른 지자체로도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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