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칼럼] 꿈을 향한 간호사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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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장래에 대해 고민하던 어느 저녁, 텔레비전에서는 다큐 영화 '울지마 톤즈'가 방영되고 있었다.
다큐는 고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오지 남수단 톤즈에서 보여준 헌신적 사랑과 봉사의 삶을 담고 있었다.
임상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봉사를 업으로 삼겠다는 꿈을 품고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환자의 아픔과 죽음 그리고 매시간 마주하는 인간적인 한계에 지쳐가면서, 내 안의 꿈은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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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장래에 대해 고민하던 어느 저녁, 텔레비전에서는 다큐 영화 '울지마 톤즈'가 방영되고 있었다. 다큐는 고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오지 남수단 톤즈에서 보여준 헌신적 사랑과 봉사의 삶을 담고 있었다. 사제이자 의사, 교육자, 음악가, 건축가로서 이태석 신부가 이룬 기적들과 사랑을 전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보기만 했다. 워낙 다큐멘터리를 좋아했지만, 해당 다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다음 날 이태석 신부님의 '친구가 돼 주실래요'를 읽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손길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있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상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봉사를 업으로 삼겠다는 꿈을 품고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학교 내·외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졸업 후, 임상에서 간호사로서의 현실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자의 아픔과 죽음 그리고 매시간 마주하는 인간적인 한계에 지쳐가면서, 내 안의 꿈은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았다.
평소와 같이 근무를 하던 중, 한 할머니께서 친절하고 따뜻한 손길이 고마웠다며 말을 걸어왔다. 보호자가 없고 귀가 어두워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였다. 당연한 일에 대한 감사 인사에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미소로만 답하고 다음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바쁜 현장으로 돌아갔다. 감사 인사의 기억이 흐릿해질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부서에 고객 칭찬 글이 도착했다.
"김현정 간호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투박한 글씨에서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환자를 간호하는 현재가 내가 꿈꾸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이곳에서 나의 그 꿈을 이루고자 다짐했다.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헤어질 때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게 하라"라는 말처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마음 간호를 통해 노력하고자 한다.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꿈을 향한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 김현정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호행정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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