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마사지 하면서" 산체스 강판…부진 아닌 '6연패 탈출' 투혼이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어제(27일) 산체스가 사실은 1회 끝나고 날개뼈 쪽에 결림 증상이 있었어요."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직전 경기에서 리카르도 산체스를 일찍 마운드에서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산체스는 27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92구 10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산체스는 앞선 5경기에서 1승, 26⅓이닝,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하며 한화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었기에 이날 부진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알고 보니 산체스는 1회부터 마운드에서 내려갈 수도 있었지만, 6연패에 빠진 팀을 더 위기에 빠뜨리지 않고자 버텼다. 최 감독은 "산체스는 사실 1회 끝나고 날개뼈 쪽에 결림 증상이 있었다. 계속 중간 중간에 마사지를 받으면서 그렇게 경기에 나섰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는 6-0으로 앞선 3회초 3점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라모스와 김기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고, 박준영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6-1이 됐다. 허경민을 사구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놓였을 때 양의지에게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줘 6-3으로 쫓겼다.
4회초에도 실점했다. 선두타자 강승호를 중전 안타로 내보낸 뒤 보크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라모스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강승호가 3루까지 갔고, 김기연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6-4까지 좁혀졌다.
한화 타선은 4회말 추가 득점 지원에 나섰다. 이재원과 최인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 페라자와 노시환이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몰아치면서 8-4로 달아났다.
산체스는 다시 4점 여유를 안고 5회초 마운드에 섰으나 계속해서 쫓기는 투구를 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1사 1루에서는 김재환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8-5가 됐다.
산체스는 의지로 버티려 했으나 두산 타자들에게 계속 공략을 당하고 있었다. 최 감독은 산체스가 충분히 자기 임무를 다 했다고 판단하고 1사 2루 위기에서 장시환에게 공을 넘기도록 지시했다. 장시환(1⅔이닝)-이민우(1이닝)-박상원(1이닝)-주현상(1이닝)까지 불펜진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10-5 승리와 6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산체스가 5회까지 마운드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한화는 또 연패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최 감독은 "산체스에게 안 좋으면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던지고 들어와서 계속 마사지를 받으면서 등판했다. 타이밍적으로도 실점을 추가로 더 하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했고, 산체스가 그런 안 좋은 상황에서 던진 것도 있었고, 투구 수도 90개가 넘어가서 교체를 했다"며 1회에 내려가지 않고 거기까지 던져준 것만으로 산체스는 큰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다.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 최 감독은 "일단 다음 등판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이야기했다 치료 받으면서 상태를 보고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화는 이날 최인호(좌익수)-황영묵(유격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안치홍(지명타자)-임종찬(중견수)-이재원(포수)-정은원(2루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전날 12안타를 터트린 타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선발투수는 문동주다.
최인호는 27일 경기 도중 엉덩이 골반 근육통을 호소해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으나 이날 정상 출전한다. 최 감독은 "최인호는 큰 문제 없이 괜찮다고 해서 오늘 선발로 다시 들어갔다. 하다가 조금 안 좋으면 바꿔주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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