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타니 삼진 잡았어!", 고교 3년 선배의 승부욕..후배는 191.8㎞ 총알 타구 날렸다

노재형 2024. 4. 28. 11: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기쿠치 유세이가 28일(한국시각) LA 다저스전에서 4회초 오타니 쇼헤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4회초 기쿠치의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헬멧이 벗겨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기쿠치 유세이가 1회초 투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기쿠치 유세이의 인연은 각별하다.

둘은 일본 이와테현 소재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1991년생인 기쿠치가 1994년생의 오타니에 3년 선배다. 둘이 함께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같은 스승 밑에서 야구를 배웠다. 바로 사사키 히로시 감독이다.

둘이 메이저리그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 것은 기쿠치가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루키 시절인 2019년 6월 9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다. 선발등판한 기쿠치는 오타니와 두 차례 타석에서 안타와 홈런을 허용했다. 4회 오타니가 기쿠치로부터 빼앗은 우중간 솔로홈런에 대해 당시 마이크 트라웃은 "오타니가 친 홈런 중 가장 흥미롭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투수한테 빼앗았으니 말이다. 매우 당당히 베이스를 돌던데, 꽤 멋있었다"고 했다.

그날 경기 후 오타니는 고교 선배 기쿠치를 언급하면서 "내 자신보다 더 자랑스러운 유일한 분이 같이 배운 사사키 히로시 감독님이고 기쿠치와도 서로 존경하는 사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오타니는 기쿠치를 상대로 통산 20타수 6안타(0.300), 3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8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둘은 또 다시 맞대결을 벌였다.

기쿠치가 1회초 오타니에 공을 던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기쿠치의 97.3마일 한복판 직구를 쳐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2-0으로 앞선 2회 2사 1,3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터뜨리며 3루주자 앤디 페이지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볼카운트 2B2S에서 토론토 선발인 좌완 기쿠치 유세이의 5구째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98.2마일 포심 직구를 끌어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런데 이 안타의 속도가 119.2마일(191.8㎞)이 찍혔다.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빠른 타구다. 발사각이 6도, 비거리가 154피트였으니, 빨랫줄처럼 1-2루간을 관통해 날아갔다고 보면 된다.

종전 자신의 기록은 2022년 4월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3회말 호세 어키디의 몸쪽 높은 95.1마일 포심 직구를 받아쳐 우측으로 그라운드를 2루타를 터뜨릴 때 찍은 119.1마일이다. 이보다 0.1마일이 더 빠른 타구를 쏜 것이다.

또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타구는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 종전 기록도 오타니가 갖고 있다. 지난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9회초 터뜨리는 우월 솔로홈런의 타구속도가 118.7마일로 올시즌 최고 시속이었다.

오타니가 2회초 우전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가 2회초 1사 1,3루에서 기쿠치로부터 적시타를 때려내고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기쿠치 유세이가 3회 투구 도중 이마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커리어 통산 119마일 이상의 타구를 3개 날렸다. 이 부문서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32개)과 애런 저지(6개)에 이어 3위다.

오타니는 2021년 4월 1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7회초 우측으로 적시 2루타를 날릴 때 119.0마일의 타구속도를 찍었다. 당시 오타니 개인 최고 속도 기록이었다. 참고로 역대 최고 속도 타구는 2022년 8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닐 크루즈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3회말 상대 우완 카일 라이트의 90.9마일 한복판 슬라이더를 끌어당긴 우전적시타의 122.4마일이다.

하지만 3번째 대결에서는 기쿠치가 이겼다. 4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볼카운트 2B2S에서 4구째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맞대결에서 오타니가 3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한 것이다.

오타니는 이날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대2 승리에 기여했다. 타율 0.347(118타수 41안타), 7홈런, 18타점, 24득점, 출루율 0.410, 장타율 0.661, OPS 1.071을 마크했다.

경기 후 기쿠치는 "오타니와 대결할 때는 아드레날린이 더 나오는 것 같다. (적시타를 맞을 때 그 공은)올해 최고의 직구였다. 그렇지만 타구속도가 매우 빨랐던 것 같다"며 "오타니가 그 순간에는 나를 아주 잘 공략했다. 그러나 그 이후 내가 그를 잡아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진을 잡아낸 것에 대한 뿌듯함이다.

이로써 두 선수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23타수 7안타(0.304), 3홈런, 5타점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