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꽃] 촛불을 닮은 파꽃

박수현 기자 2024. 4. 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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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절정을 맞아 대파가 꽃을 피웠다.

겨울 동안 뿌리를 버티며 생명력을 지켜낸 대파는 꽃샘 추위 속에 싹을 틔우고, 봄의 절정기에 소담스러운 꽃을 피운다.

그런데 '대파 875원'이 회자되며 파꽃이 촛불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독한 겨울과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피어오른 파꽃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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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파꽃

봄의 절정을 맞아 대파가 꽃을 피웠다.

겨울 동안 뿌리를 버티며 생명력을 지켜낸 대파는 꽃샘 추위 속에 싹을 틔우고, 봄의 절정기에 소담스러운 꽃을 피운다. 파꽃은 모양이 참 특이하다. 꽃대 없이 통통해지는 파잎 끝에서 꽃이 툭툭 튀어나온다. 시인 안도현은 ‘파꽃’을 이 세상 가장 서러운 곳에서 피어난 별똥별이라 묘사했다.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어머니가 쪼그리고 앉았던 텃밭에서 피어난 파꽃은 소원을 빌었을 별똥별이었다.

푸른 파잎 끝에 달린 꽃뭉치를 들여다 보면 꽃뭉치를 이룬 수 없이 많은 꽃들이 보인다. 맵싸함과 어우러진 파꽃의 달콤한 향은 꿀벌을 불러 모은다.


그런데 ‘대파 875원’이 회자되며 파꽃이 촛불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꽃은 하나의 꽃처럼 보이지만 꽃 뭉치 속에는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꽃봉오리들이 들어차 있다. 이 작은 꽃봉오리들은 저마다의 꽃잎을 펼치며 부풀어 오르는데 그 모양새가 어두움을 밝히기위해 작은 꿈들이 모인 촛불처럼 보인다. 혹독한 겨울과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피어오른 파꽃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과 닮았다. 그래서일까 서민의 꿈을 담아낸 파꽃의 꽃말은 ‘인내’이다.

푸른 파잎 끝에 달린 꽃뭉치가 촛불처럼 보인다.
중국 서북부가 원산인 대파는 통일신라시대때부터 우리 민족이 심어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매운 맛이 대표적이지만 서민적인 식재료이기에 오랜세월 우리네 삶 속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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