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초상화 앞 솥 든 노파…세계인의 일상을 담다

노형석 기자 2024. 4.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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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사진부 선임기자로 재직해온 이정용(60) 사진가가 서울 강남역 앞 사진전문공간 스페이스22에서 근작전 '3.1415926535 - 공전하는 인연'(5월2일까지)을 열고 있다.

1987년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사진 분과의 '사회사진연구소'를 시작으로 월간지 말을 거쳐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에서 사진기자와 사진전 기획자로 일해온 작가는 진중한 사실적 기록에 충실한 작업세계를 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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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한겨레 사진기자
스페이스22에서 개인전
이정용 기자의 출품작중 일부. 마르크스 초상화가 내걸린 집안에서 취사하러 솥을 들고 움직이는 노파의 모습을 담았다. 2016년 중국 안후이성. 스페이스22 제공

한겨레신문 사진부 선임기자로 재직해온 이정용(60) 사진가가 서울 강남역 앞 사진전문공간 스페이스22에서 근작전 ‘3.1415926535 - 공전하는 인연’(5월2일까지)을 열고 있다.

1987년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사진 분과의 ‘사회사진연구소’를 시작으로 월간지 말을 거쳐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에서 사진기자와 사진전 기획자로 일해온 작가는 진중한 사실적 기록에 충실한 작업세계를 추구해왔다. 원주율 3.14란 수치 아래로 불규칙하게 무한대로 되풀이되는 소수의 행렬에서 제목을 따온 이 전시는 2000년대 이래 한국과 중국, 일본,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을 돌면서 찍은 지구촌 사람들의 제각기 다른 삶 이모저모를 진중한 흑백사진의 기록으로 담아 보여준다. 이라크 키르쿠크의 공동묘지 앞에 선 청년의 얼굴과 마르크스의 초상포스터가 내걸린 중국 안후이 성 낡은 집 안에서 지팡이 짚으며 취사 솥을 들고가는 노파, 선전벽화 아래를 지나가는 북한 평양 시내버스 안의 무표정한 사람들 모습 등이 선연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사회적 소통의 매체로서 사진이 여전히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인간의 일상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사진가의 책무를 생각하며 찍은 것들이라고 밝혔다. 따로 마련된 작은 전시실에서는 컬러사진이지만, 극도의 명암대비로 흑백사진을 보는듯한 인상을 주는 ‘3.1415926535 – 시선 2023’이란 제목의 가족 연작들도 볼 수 있다.

이정용 기자. 스페이스22 제공

이 작가는 로이터사진전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2016)를 비롯해 아에프페(AFP)특별사진전, 디엠제트(DMZ:비무장지대)사진전 등을 기획했고, 현재는 세월호 10주기 언론사진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사진집 ‘역설의 세계사'와 사진에세이 ‘평화를 꿈꾸는 여행자의 세계일주-피스보트’를 펴냈으며, 인권보도상(2009)과 한국보도사진상을 받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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