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김도영도 한번씩 ‘제동’…머리로 싸우는 LG-KIA의 초절정 ‘발 싸움’
지난 27일 잠실 KIA-LG전 7회 1사, 2루에 있던 KIA 김도영이 3루로 뛰다 올시즌 첫 도루자를 기록했다. LG 투수는 2루 주자를 시야에 두기 어려운 좌완 김유영. 세트 포지션에서 반 박자 더 공을 쥐고 있던 김유영은 포수 박동원의 사인에 시선을 돌려 3루 송구로 김도영을 잡았다. 이날만 1회와 3회 두 차례 2루 도루에 성공했던 김도영은 7회 3루 도루 역시 박빙의 타이밍을 만들었지만 베이스를 점유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경기 1회에는 LG 박해민이 선두타자로 우전안타를 때리고 출루한 뒤 KIA 선발 황동하의 견제구에 잡혔다. 박해민은 올시즌 도루 18개로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도루자는 1개뿐이다. 이날은 2번 문성주 타석 볼카운트 0-1에서 2루로 몸을 돌리려는 때에 역동작에 걸렸다. 직구만 4개를 던지던 황동하가 5구째 공을 던지려던 타이밍. 5구째 구종까지 계산한 듯 2루로 어깨를 움직이려는 순간, 견제구가 날아왔다. 박해민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됐다.
‘발야구’ 전통의 강자인 박해민은 올시즌 도루 부문에서 ‘원톱’처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입단 2년차에 접어든 ‘만능’ 김도영은 최근 속도를 더 올리며 ‘투톱 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올시즌 LG와 KIA의 도루 싸움이 두 선수의 레이스와 닮아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역대급’ 속도 싸움이 두 팀 대결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현재 LG는 팀도루 51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 성공률도 79.7%로 높다. KIA는 팀도루 42개로 추격하는 가운데 도루성공률에서도 79.2%로 경쟁 중이다.
지난 27일 잠실 맞대결에서 박해민과 김도영이 한 번씩 발목이 잡힌 것은 뛸 줄 아는 팀 간의 경기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뛰는 팀들은 상대방이 뛰려는 타이밍을 읽는 데도 예민하기 마련이다. 김도영의 도루자, 박해민의 견제사가 나온 장면 모두 속도 싸움이 아닌 머리싸움으로 주자를 간파한 결과였다.
두 팀의 ‘발야구 전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뛰는 것이 또 다른 ‘무기’인 두 팀의 경기 양상은 다른 매치와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
27일 경기에서도 KIA는 LG 선발 엔스의 슬라이드 스텝을 계산에서 넣은 듯 엔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도루 4개를 기록했다. ‘뛰는 야구’ 자체가 팀 방향성인 LG 또한 도루 2개로 맞섰다.
올시즌은 베이스 확대(3인치)가 적용되며 도루하는 주자가 들어갈 공간이 늘어났다. 뛰는 야구에 유리할 것이라는 신호가 일찌감치 들어와 있는 가운데 두 팀은 리그의 새 환경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있는 흐름이다.
10개 구단 모두 신나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발 빠른 선수가 적은 한화는 팀 도루가 아직 7개뿐이다. 키움 역시 9개로 적다.
LG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왕조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KIA는 올시즌 우승 후보로 시즌을 맞았다. 시즌 전 주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두 팀은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유력 파트너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LG는 박해민뿐 아니라 신민재, 오지환 등 도루 경쟁력이 공인된 자원에 ‘주루 스페셜리스트’ 최승민이 있다. KIA는 김도영 외에도 박찬호, 최원준까지 ‘고속 트리오’가 있다. 봄부터 시작된 두 팀의 ‘발 싸움’은 늦은 가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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