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영 선수들 “‘도핑 은폐’ 의혹 중국, 국제수영연맹, 국제반도핑기구, 못믿겠다” 극한 분노
세계 수영 선수들이 오는 7월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반도핑에 대한 신뢰 문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디언은 27일 “수영장 속 독 : 중국 도핑이 독성이 강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쓰면서 세계 주요 선수들이 중국 수영계, 국제수영연맹(FINA), 국제반도핑기구(WADA) 등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와 독일 언론 등은 지난주 중국 수영 국가대표 23명이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금지된 성능 향상 약물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중국 수영계는 이를 무시하고 이들을 올림픽에 출전하게 했다며 ’도핑 은폐‘ 의혹을 제시했다. 가디언은 “이같은 소식은 공개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지금 수영계 전반에 깔린 분노, 짜증, 실망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더 큰 부분은 표면 아래에 있다”며 “중국 체육계가 음식 섭취 과정에서 생긴 결과라며 이들에게 올림픽 출전을 허락한 데 대한 분노와 실망이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23명 중 왕쑨 등 3명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왕쑨은 200m 개인 혼영에서 던컨 스콧(영국)을 0.28초차로 제쳤다. 스콧은 2019년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에서 당시 중국 수영 간판 순양과 악수를 거부하여 공개적으로 반도핑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선수다. 순양은 양성 약물 검출로 인해 4년 정지 처분을 마치고 파리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 유럽 등 서방 선수들은 WADA와 FINA가 스포츠를 규제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며 “중국 수영과 세계 각국 경쟁자들 간 오랫동안 이어지는 불편한 관계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동독이 1980년대 후반 중국에 새로운 고성능 훈련 프로그램을 설립하기 위해 국가 후원 도핑 체제에서 일한 코치 3명을 중국에 파견한 일, 이후 중국 선수들이 무더기 메달을 따내면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다수 발생한 것, 그러나 그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머문 것 등 오랜 갈등들이다. 생명윤리학자 맥스웰 멜만은 가디언을 통해 “중국은 동독의 국가 후원 도핑에 대한 서양의 비난 대상이 됐다”며 “서방 언론이 중국을 ‘큰 붉은 기계’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중국, 국제수영계 등에 대한 불만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어지리라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수영 선수의 소변 샘플에서 검출된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쓰인다. 혈류량 증가로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가 해당 약물이 검출돼 징계받기도 했다. 중국도핑방지위원회(CHINADA)는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래된 음식을 먹어 극소량의 금지 성분이 검출됐다”며 대규모 도핑 적발에도 선수들을 도쿄올림픽에 내보냈다. 이에 대해 WADA는 “중국의 설명을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CHINADA는 적합한 절차를 밟았다. (중국 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낸) 우리 결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중국을 옹호했다. 이후 WADA에 비난이 쏟아지자 WADA는 최근 특별 조사단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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