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승조원 생존성 끝판 왕 메르카바 전차[오상현의 무기큐브]

2024. 4. 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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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전차는 기동력과 방호력, 화력을 두루 갖춘 현대 육군의 필수 아이템입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메르카바 전차는 발상의 전환으로 승조원 생존성이 극대화 된 무기체계입니다.

먼저 제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04년 실전배치된 메르카바 마크4 전차를 기준으로 보면 포신을 정면으로 놨을 때 길이 9.04m, 폭 3.72m, 높이 2.66m, 중량 65t, 제네럴 다이내믹스의 1500마력 수냉식 엔진과 5단 기어로 최고속도 시속 64㎞, 항속거리는 500㎞입니다.

경사각 60%, 측면 경사는 30%까지 기동할 수 있고 1.4m 깊이의 물을 그냥 지날 수 있습니다.

화력으로는 120㎜ 활강포를 주무장으로하고 12.7㎜ 기관총과 7.62㎜ 기관총, 내장식 60㎜ 박격포 한 문을 부무장으로 장착합니다.

메르카바 전차를 제대로 보려면 방호력을 봐야 합니다.

라미네이트 세라믹과 강철, 니켈 합금 복합소재로 장갑을 두르고 있고 공간장갑과 모듈형 장갑은 물론 라파엘제 트로피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형과 구조적인 면에서도 방호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요.

포탑 앞쪽을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 정면에서 피탄을 당했을 때 같은 장갑 두께라도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으면 두께가 더 두꺼워져 관통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렸습니다.

또 차체 하부는 대전차지뢰나 급조폭발물에도 견딜 수 있게 장갑을 덧댔습니다.

특히 다른 전차와 다르게 메르카바 전차는 엔진이 차체 앞부분에 두고 포탑을 뒤쪽에 배치해 무게 균형을 맞췄습니다.

때문에 전차 뒤쪽 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전차장과 포수, 운전수, 장전수 등 필수 승무원 4명뿐 아니라 8명의 보병이 탑승할 수 있고 부상자 수송을 할 경우 간이침대를 3개까지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 덕에 48발의 전차포탄과 1만발의 기관총탄도 적재할 수 있습니다.

전차가 적의 공격으로 멈췄을 때는 뒷문을 통해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설령 적의 공격을 받더라도 엔진을 내줄지언정 승무원은 살리겠다는 이스라엘군의 발상이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메르카바 전차는 수많은 실전을 겪으며 진화한 이스라엘 지상군의 중추이자 자부심입니다.

1970년. 이미 세 차례 중동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은 영국의 치프틴 전차 면허생산이 취소되자 당시 운용했던 센츄리온 전차를 기반으로 신형 전차 개발에 나섰습니다.

1973년 벌어진 4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의 대전차화기에 전차 110대 중 85대가 파괴되는 참패를 겪으면서 대전차화기 방호능력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죠.

그래서 탄생한 구조가 바로 엔진 전방 배치와 경사장갑, 공간장갑 등 입니다.

1974년 시제 1호기가 배치됐고 1979년 실전배치 된 마크1을 시작으로 1983년 마크2, 1990년 마크3, 2004년 마크4까지 꾸준하게 승조원 생존성을 높이면서 발전해 온 겁니다.

메르카바의 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19일 이스라엘 국방부는 5년간의 개발과 양산 노력 끝에 메르카바 마크5 바락을 이스라엘 방위군 제401여단 제52대대에 납품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소개했던 바락의 능력을 보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감지와 처리, 차량 지휘관을 통한 통합 센서 및 증강현실 헬멧,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향상된 생존성 등 5가지를 개선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풀어 얘기하면 이런 겁니다.

전차 안에 있는 승조원은 장갑이나 무장 때문에 시야가 좁아집니다. 앞뒤 옆으로 카메라를 설치해서 보여준다고 해도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죠.

그런데 바락의 헬멧을 딱 착용하면 마치 전차의 장갑이 없는 것처럼 주야간 가리지 않고 360도 전체를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증강현실 기술로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거죠. 특히 개발에 참여한 엘빗시스템의 설명을 보면 AI 기술이 적용된 아이언비전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사물의 종류나 표적, 거리 등이 표시되기 때문에 전장에서 운전수나 포수, 전차장의 상황인식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겁니다.

또 한 전차가 인식한 정보를 다른 전차와 공유할 수 있는 통신체계뿐 아니라 드론을 교란할 수 있는 전자전 체계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F-35 공동개발에 참여했던 이력 덕분일까요? 이스라엘은 이렇게 ‘하늘에 F-22가 있다면 지상에는 바락이 있다’고 말하듯 신종 위협에 대응하는 첨단 전차를 또 내놨습니다.

우리나라의 K-2 전차도 조만간 업그레이드 할 K2A1에는 360도 상황인식장치와 소프트킬과 하드킬이 합쳐진 복합 능동방어체계를 장착하고 외부에서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세에 뒤처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전장환경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개량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전차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 댓글로 남겨주세요

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우원희, 박정은, 김정률, 김성근 / CG 이윤지, 임예진 / 제작책임 민상식 / 운영책임 홍승완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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