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호기심 넘쳐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양해진 물고기 

이채린 기자 2024. 4. 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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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물고기가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있다.

이 물고기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열대어인 시클리드의 한 종으로 황제 시클리드로 불린다.

색깔, 생김새, 크기 등이 다양한 종이 수백 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시클리드는 바위 바닥과 모래 바닥 그리고 암석이 많은 지역을 모두 포함하는 호수의 다양한 곳에 살도록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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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황금색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물고기가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있다. 이 물고기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열대어인 시클리드의 한 종으로 황제 시클리드로 불린다. 번식기인 수컷 황제 시클리드는 이곳이 자신의 영토임을 과시하기 위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사이언스는 26일 이 사진을 표지에 실으며 "시클리드는 아프리카의 탕가니카 호수에서 1000만 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약 250종으로 진화했다"면서 스위스 바젤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공동 연구팀이 시클리드를 유전적으로 분석해 시클리드의 폭발적인 진화의 비밀을 풀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말라위, 탕가니카 호수 등에 사는 시클리드는 진화생물학자가 '핀치새' 만큼이나 보물로 여기는 생물이다. 색깔, 생김새, 크기 등이 다양한 종이 수백 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탕가니카 호수에만 약 250종의 시클리드가 산다. 달팽이 껍질에 사는 클립 크기의 시클리드 '쉘러'부터 거의 1미터 길이의 황제 시클리드까지 다채롭다.

시클리드는 바위 바닥과 모래 바닥 그리고 암석이 많은 지역을 모두 포함하는 호수의 다양한 곳에 살도록 진화했다. 플랑크톤, 악, 무척추 동물, 물고기로 선호하는 먹이도 종별로 다양해 몸과 입의 모양과 크기도 다양하게 진화했다. 
 

바젤대 연구팀은 이 놀라운 진화의 비밀을 풀기 위해 4.5m 길이의 인공 연못에서 실험을 했다. 57종의 시클리드를 종별로 12마리씩 연못에 풀고 15분 동안 연못을 어떻게 탐색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쉘러를 비롯한 일부 물고기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나머지는 '열성적으로' 연못을 탐색했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들춰보느라 바빴다. 

연구팀은 각 시클리드 종의 DNA 서열을 분석했다. 그중 신경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근처에 있는 한 가지 DNA 염기가 눈에 띄었다. 이 유전자는 시클리드의 뇌에서 두려움을 감지하고 유발하는 부위인 '하베눌라'에서 활성화 됐다.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이 유전자를 돌연변이로 만들자 시클리드의 호기심이 더욱 강해졌다. 

이 결과를 분석해 연구팀은 탕가니카 호수에 도착한 최초의 시클리드가 호기심이 넘치는 시클리드였을 것이라 추측했다.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서식지에 적응하며 가지각색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충분히 서식지에 정착했다고 판단한 일부 종은 활발하게 탐색하는 경향을 잃기도 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적응하려는 성격과 급속한 진화는 큰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다른 동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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