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U 탄소중립 만드는 '전기화' 주목…"에너지와 경계 허물 것"

조승한 2024. 4.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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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에 전기 활용하면 효율·현장적용 유리…점진적 전기화 전환 필요"
기업들도 차세대 먹거리 점찍어…"분절된 CCU 기술, 에너지 큰 그림으로 봐야"
탄소중립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제주=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탄소 포집·저장(CCU)의 효율성을 높일 새 돌파구로 CCU 공정에 드는 에너지를 화석연료 대신 전기에서 얻는 '전기화'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봄 학술대회 '전기화 기반 산업공정 탄소 순환 공정 기술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CCU 전기화가 단순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CCU 기술 경계를 에너지 기술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CU 기술이 탄소 감축을 위해 개발됐지만 오히려 생산 과정에 화석연료가 투입되는 만큼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전기화를 통해 무탄소 기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동원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장은 "화학공정에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데 기존에는 화석 연료를 주로 썼다"며 "이제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야 하니 전기화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화는 단순히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 외에도 반응 시간을 줄이거나 생산물 속 유용 물질 비율인 '선택도'를 높일 수 있어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박지훈 화학연 이산화탄소에너지연구센터장은 "해외에서는 전기화를 통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반응기를 100분의 1 크기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또 이산화탄소 배출원인 공장마다 상황이 다 다른데 전기화는 분산·모듈형이 가능해 적용이 쉽다"고 설명했다.

CCU 전기화 전환을 위해서는 촉매, 반응기, 공정 등을 전기화에 맞춰 새로 개발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박 센터장은 "가스레인지로 요리하다 인덕션으로 바꾸면 냄비부터 다 새로 사야 하고 끓는 시간도 바뀌니 레시피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이들은 전기화 기술이 기존 CCU 기술도 활용하면서 점차 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장기적 안목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석유화학 공정은 열처리 최적화가 된 안정적인 공정이기 때문에 이를 한 번에 전기화로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며 "기존 CCU 기술은 기존 공정을 활용하면서 처리할 때 필요하고, 이후 대체하지 못한 부분을 전기화 기반으로 다루면 효율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학공학회 참석한 황동원 화학연 본부장(오른쪽)·박지훈 화학연 센터장 [촬영 조승한]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들도 이런 필요성에 공감해 CCU 기술 개발 기관들이 뭉쳐 전기화를 기반으로 하는 무탄소 CCU 기술 과제를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사업에 제시했다.

황 본부장은 "수요기술이 있지만 같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무탄소란 방향성은 확고한 만큼 기술을 개발해야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가격 경쟁력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CCU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됐지만 기술이 분산된 채로 요소기술을 만들다 보니 각자 자생하기 어려웠다"며 "한데 모여 기술 공급을 만들어 다양성과 가능성을 업계에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조심스레 CCU를 새로운 돌파구로 보는 분위기다.

화학연은 지난 17일 GS칼텍스와 CCU 실증 연구를 포함한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황 본부장은 "다른 기업들도 관심이 많은데 아직은 사업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선뜻 나서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점차 그린수소와 CCU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전기화가 CCU를 하나의 기술 분류에 묶지 않고 에너지와 결합하는 시도라며 수소, 바이오매스처럼 CCU도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수요와 공급이 함께 고려돼야 실증 단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화학 산업에서 버려진 물질에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인 만큼 에너지와 화학 산업에 어떻게 접목하고 전환할 것인지 큰 철학적 시선으로 봐야 한다"며 "단순 기술 분야로 분류하기보단 어떤 정책을 통해 에너지믹스와 CCU를 결합할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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