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언빌리버블!" 동료도, 감독도 감탄한 '슈퍼캐치'... 이제 ML 수비 적응 '걱정 끝'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뉴욕 메츠전에서 13경기 연속 출루가 종료된 후 다음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정후는 3일 만에 스타팅으로 출전, 멀티 출루를 이뤄냈다. 시즌 타율은 0.269에서 0.271로, OPS는 0.699에서 0.704로 상승했다.
타석에서는 신기에 가까운 배트 컨트롤이 빛났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2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이정후는 6회 말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가는 볼이었지만 배트만 툭 갖다대면서 유격수 키를 넘겼다. 이어 8회에는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팀은 9회 말 패트릭 베일리의 끝내기 스리런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득점에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두 번의 출루를 통해 상대에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왔다.
이정후가 얼마나 어려운 수비를 했는지는 수치로 나온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매커친이 친 이 타구는 시속 102.2마일(약 164.5km)의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비슷한 타구 속도와 발사각을 기록한 타구를 통해 산출되는 기대 타율(xBA)은 0.700에 달했다. 쉽게 말해 비슷한 타구가 10번 중 7번이 안타였던 것이다. 또한 이날 나온 타구 중 4번째로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았다. 이정후가 혼신의 힘을 다한 덕분에 아웃으로 둔갑한 것이다.
놀라운 수비에 동료들도 감탄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수비의 수혜자인 해리슨은 "정말 믿을 수 없다(It's unbelievable)"고 미소를 지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역시 "타구가 날아갈 때 (외야수가) 거기까지 갈 거라고 확신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정후는 꽤나 쉽게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빅리그 진출 당시부터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에서 평균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유망주와 관련해 공신력이 높은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선수 평가 척도 중 하나인 20-80 스케일에서 이정후의 수비를 50으로 매겼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Solid Average)에 해당하는 수치다. 어깨는 45로 평균 이하라는 평가였다. 야후 스포츠는 "이정후의 수비력은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만한 수준이다(his defense should translate immediately)"고 말했다.
기대대로 개막전부터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무난한 수비를 선보였지만, 가끔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 7일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서는 1회 초 잰더 보가츠가 친 타구의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며 안타를 내줬다. 이는 결국 주릭슨 프로파의 만루홈런으로 이어졌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후 "홈구장이 돔(고척 스카이돔)이었어서 (그 구장에선) 경험이 많은데 오늘과 같은 (야외 구장에서) 낮 경기 경험은 많지 않았다. 이 곳이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오늘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숙였다. 매체 역시 "7일 경기에서 1회 실책을 제외하면 이정후의 수비는 빅리그 초반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고 옹호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이제 수비에서도 사령탑과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됐다. 그는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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