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욕설' 신변 위협받는 증인…검사도 예외는 아니었다[법정1열]

정윤미 기자 2024. 4.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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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상주하며 재판에 들어가는 통신기자가 전합니다.

이날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 변호사는 휴정 시간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법원 건물 밖 흡연구역으로 이동했는데요.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정 안팎의 질서 유지와 위반 시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할 수 있는 감치(監置) 등 제재가 마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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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남욱, 李 지지자 추정되는 이들이 법정 밖서 폭언했다 증언
법원 "재판에 도움 안돼"…李 측에 자제 요청, 반복 시 방청 제한

[편집자주] 법원에 상주하며 재판에 들어가는 통신기자가 전합니다. 방청석 맨 앞줄에서 마주한 생생한 법정 현장과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그 뒷이야기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허위사실 공표' 공직선거법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손짓하고 있다. 2024.3.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재판장으로서 제가 법정 밖 방청객들에게 요청할 수 있는 건 없다. 문제가 반복되면 법정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방청 제한' 정도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방청객들이 굳이 검찰이나 증인에 대해 밖에서 언성을 높이는 것은 재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지난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재판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사건 발단은 10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 변호사는 휴정 시간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법원 건물 밖 흡연구역으로 이동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의 폭언과 욕설이 있었다고 합니다.

담당 검사는 재판이 열리자, 재판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적절한 주의와 신변 보호를 요청했는데요. 그러자 재판부는 남 변호사에게 "내부 흡연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 대표 피고인 관련 방청객들이 꽤 많으니까, 밖으로 나가면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고 수긍했습니다.

재판부는 '증인지원관' 신청도 권유했는데요. 증인지원관이란 성폭력(여성·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이나 아동학대 범죄 외 일반 사건 중에서 피고인과 접촉 차단 등 신변 보호를 신청하는 증인에게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이 제도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본인들도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면서 하소연했는데요. 한 검사는 "저야 검찰공무원으로 일하는 거니까 말을 안 하려고 했습니다만 검사 출정·퇴정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청객들 일부가 피고인 지지자에게 (재판 관련) 내용을 전파하는데 이런 일이 몇 번 더 발생하면 방청이 불허되는 상황에서 재판이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정 안팎의 질서 유지와 위반 시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할 수 있는 감치(監置) 등 제재가 마련돼 있습니다. 다만 법조인 자신이 입은 피해로 이 같은 조치를 스스로 집행하기에는 적잖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조인들은 법정 안에서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재판에 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수십 년 전 변호사 자격증 취득 당시 등재된 법조인대관 증명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하나같이 '현재 얼굴을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안전한 법원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법원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뿐만 아니라 판사와 검찰도 보호 대상에 포함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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