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4연속 통합우승 왕조 주장' 한선수 "5연속 못할 이유 없어"[스한 위클리]

김성수 기자 2024. 4.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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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지난 2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종료와 함께 성대한 축하를 받은 주인공이 있다. 바로 한국프로배구에 전무했던 '4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룬 대한항공. 2011~2012시즌을 시작으로 3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삼성화재 왕조'마저 뛰어넘는 '대한항공 왕조'의 새 역사다.

'역대 최고' 대한항공 왕조 중심에는 리그 최고 세터이자 팀의 주장인 한선수(38)가 있다. 굵직한 역사를 쓴 후 친정팀 대한항공과 FA(자유계약선수)로 3년 계약을 맺은 한선수는 왕조의 리더답게 다음 대기록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결과로 증명해온 그의 가치는 '리그 최고 연봉(10억8000만원)'으로 인정받았다.

스포츠한국은 대한항공의 4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주장 한선수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 훈련 체육관에서 만나 역사적인 우승과 '원클럽맨'으로서의 커리어 등에 대해 들어봤다.

38세의 나이에도 세터로서 리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V-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 주역이 된 대한항공 주장 한선수.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대한항공 통합 4연패-17년 원클럽맨' 이뤄도 한선수 "도전자의 초심으로"

V-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을 노렸던 대한항공은 큰 암초를 만났다. '깜짝 독주'로 전반기 대부분을 1위로 보낸 우리카드,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으로 도약해 '명가 부활'의 조짐을 보인 삼성화재 등 강력한 경쟁자에 밀려 그들의 우승 가능성은 희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긴 레이스의 호흡을 알았던 '디펜딩 챔피언'은 후반부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며 1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OK금융그룹에 3전 전승을 거두며 마침내 '4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과업을 달성했다.

"오지 않을 듯했던 기회가 기적 같이 찾아온 이후로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시즌 초반 부상자 발생으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가 정규리그 내내 이어졌고,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들을 모아 '우리가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된다'며 처음으로 화를 내기도 했다. 경기에서 질 수는 있지만, 해야 할 것을 못하고 지는 것은 안 된다. 또한 '자신과 동료를 믿고, 눈치 보지 말고 자신있게 하자'고도 말했다."

한선수는 결과적으로 'V-리그 최초의 통합 4연패, 17년 원클럽맨, 프로배구 연봉왕'까지, 배구선수로서 가질 수 있는 것을 전부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다음 목표를 세우고 본인의 마음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었다.

"스스로의 동기부여에 대한 걱정은 없다. 프로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이기에 새롭게 맞이하는 매 시즌이 정말 소중하다. 동료들과 배구라는 스포츠 안에서 커리어 끝까지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큰 목표였던 4연속 통합우승을 이뤘고, 앞으로의 우승은 모두 최초의 기록이 된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대한항공 역시 나머지 6팀과 마찬가지로 도전하는 입장인 것이다. 선수들이 도전 의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믿으며 경기에 나선다면 '통합 5연패'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KOVO

▶한선수가 말하는 '김연경-국가대표-은퇴'

한국 4대 프로 스포츠에서 '실내'와 '겨울'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배구는 정작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국제 수준'에 대한 민낯을 드러냈다. 남자 배구는 대회 공식 개막을 선언하기도 전에 인도, 파키스탄 등을 상대로 졸전을 거듭하다 6강에 오르지 못하고 61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안았다. 배구협회는 대회 후 남자대표팀의 임도헌 감독을 즉시 경질했고, 파키스탄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을 꺾었던 브라질 출신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지난달 전임 사령탑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한선수는 배구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고도 세터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팀의 주축으로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베테랑의 롱런'을 '새 인물의 부재'로 보기도 한다.

"변화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작은 변화 하나가 대표팀을 바꾸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대표팀이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프로팀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꾸준히 적응해나가며 연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후배들이 점차 잘하고 있어 국가대표팀에 한선수의 자리는 없어질 것이며 그렇게 돼야한다."

ⓒKOVO

한선수처럼 오랜 기간 국가대표로서 헌신했으며 베테랑임에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여자부에서 찾는다면, 단연 김연경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올 것이다. 올 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한 김연경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넬 정도로 '배구 여제'와 친분이 두터운 한선수는 시즌 종료 후 본인처럼 은퇴와 현역의 갈림길에서 다시 '우승 도전'을 외친 그녀를 떠올리며 공감했다.

"(김)연경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은퇴 시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한 오랫동안 프로로서 뛰었기에 정신적으로 지치는 순간도 존재했을 것이다. 나 역시 올 시즌을 치르며 '은퇴를 생각할 때 몸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의 영향이 더 클 수 있겠다'고 느꼈다."

한선수는 일단 대한항공과 3년 계약을 맺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큰 딸의 유쾌한 소망, 선수 본인을 17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살아남게 만든 노력 등, 어김없이 그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차고 넘친다.

"3년 계약을 모두 마친다면 개정 전 나이로 계산했을 때 43세가 된다. 물론 관리를 잘한다면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딸은 50세까지 뛰라더라(웃음). 나이가 듦에 따라 기량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만큼 했으니 됐어'라고 만족하면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기에, 단 한 번도 지금 이 순간의 기량에 만족해 본 적이 없다. 경기에서 잘한 부분도 떠올리지만, 수비 범실 등 좋지 않았던 장면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한다."

ⓒKOVO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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