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급등한 美주식 팔려는데···양도세가 고민이에요” [세무 재테크 Q&A]

김태일 2024. 4.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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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사둔 미국주식의 주가가 급등해 매도를 고민 중이다. 하지만 해외주식은 차익이 과도하면 대규모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망설이고 있다. 목돈 들어갈 일이 있기도 하고, 해당 종목의 주가가 더 뛸 거 같지는 않아 처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능한 절세 방법이 궁금해 세무상담을 신청했다.

KB증권에 따르면 현행 세법에선 과세기간인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발생한 양도차익금에 22%(지방소득세 10% 포함)의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대주주가 아니라면 장내매도로 얻은 매매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국내 상장주식과 달리 해외주식을 팔아 취득한 차익은 장내거래 및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주식 양도차익을 계산할 땐 본인이 실제 벌어들인 차익이 아닌 ‘세법상 양도차익’으로 따져야 한다. 우선 취득단가 계산방식에 따라 양도차익이 달라질 수 있다. 통상 보유종목의 수익률은 ‘이동평균법’으로 산출된 단가 기준으로 확인하지만 세법에서 주식 취득가액은 원칙적으로 ‘선입선출’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먼저 취득한 자산을 먼저 양도한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또 해외주식을 거래하면서 결제된 외화의 환전 여부와 무관하게 결제일의 1회차 기준환율로 환산해 양도소득 금액이 정해진다. 따라서 자신이 과거부터 낮은 단가로 꾸준히 주식을 취득했고, 일부 수량만 매도했을 경우 양도차익은 더욱 커져 납부할 양도소득세 역시 불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A씨처럼 수익률 높은 종목 매도 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줄이고 싶다면 배우자에게 해당 종목을 증여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그 다음 배우자가 직접 양도하게 되면 절세가 가능하다. 현행 증여세규정에서 배우자 간에 10년 동안 증여재산공제 6억원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배우자에게 해외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일 기준으로 전후 2개월, 총 4개월의 종가평균액에 증여일의 1회차 기준환율을 적용해 증여재산금액을 산정하는데 해당 금액이 증여받은 배우자의 취득가액이 된다.

A씨가 보유한 종목의 현재 주가가 5000원, 취득가액은 1000원, 배우자취득가는 4500원이라고 가정하면 결과적으로 770원을 절감할 수 있다. A씨가 직접 매도하게 되면 양도차익은 4000원이고, 22% 세율이 적용돼 양도소득세는 880원이 된다. 하지만 배우자에게 양도하면 양도차익은 500원(5000원-4500원)이 된다. 이때 양도소득세는 110원이다.

현 시점에선 증여받은 주식 매도시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 지난해 실시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 규정에는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주식을 1년 이내 양도하면 해당 배우자 취득가액으로 양도소득을 계산한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시행 예정 시점이 2025년으로 유예되면서다.

다만, 이고운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배우자 취득가액은 증여일 이후 2개월이 지나야 확정되므로 양도차익도 증여일 이후 같은 기간이 경과해야 정해진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증여 후 양도거래 시에도 유의사항이 있다. 배우자가 받은 주식 양도대금이 배우자에게 귀속돼야 한다는 점이다. 양도대금이 증여자에게 귀속되는 경우 당초 증여자가 주식을 직접 양도한 것으로 봐 증여자 취득가액으로 양도소득세가 재계산되고, 증여거래도 없다고 인식해 증여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증여재산가액이 6억원 이내라고 해도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증여세 신고 후 증여세 신고서를 증권사에 제출해야만 배우자 취득가액도 증여재산가액으로 인정된다.

두 번째 절세 전략은 ‘손실종목 실현’이다. 양도소득세 계산시 해당 과세기간 동안 매매 후 ‘결제’된 소득만 따지므로 현재 평가손실이 난 종목을 팔아 양도차손을 발생시켜 전체 양도차익을 줄이는 기법이다. 세법 개정으로 지난 2020년부터 국내외주식 손익통산이 가능해졌다. 해외주식에선 손실이 나지 않고, 국내주식만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면 장외거래를 통해 양도차손을 실현시키면 된다.

국내주식을 장외거래 할 땐 주식양도소득세 신고기간이 다르다. 해외주식은 연초~연말 결제기준 매도분에 대해 양도소득세 확정신고기간인 이듬해 5월 말까지 신고·납부하지만 국내주식은 상반기 매도 결제분에 대해 그해 8월 말까지 신고·납부하도록 돼 있다. 하반기 결제분은 이듬해 2월 말까지 완료하면 된다. 이듬해 5월 말엔 해외주식 양도차익, 국내주식 양도차손을 통산해 신고하면 된다.

이 전문위원은 “매년 주식양도차익에 250만원 기본공제가 가능해 그만큼 이익을 실현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55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익이 500만원일 때 250만원씩 2년에 걸쳐 매도하면 기본공제를 각각 적용받아 납부할 세금이 없지만 한 해에 모두 팔아버리면 ‘250(500-250)만원에’ 22% 세율을 적용받아 55만원을 내야 한단 의미다.

KB증권 세무전문가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는 매월 넷째 주에 연재됩니다.
#양도소득세 #해외주식 #배우자증여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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