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에서 미스터리를 거쳐 SF로 이어지는 소설 ‘은원, 은, 원’ 출간
연인에 대한 끌림의 근원에 대해 탐구하는 연애소설, 관계의 본질에 대해 차갑게 목도하는 느와르 스릴러, 그리고 존재의 근원에 대해 묻는 SF소설이 융합된 인상적인 스토리를 지닌 소설책이 출간됐다.
로맨스와 미스터리 장르가 기이한 꿈 처럼 얽혀있는 ‘은원, 은, 원’(지은이 한차현·김철웅 펴낸곳 나무옆의자)는 영화감독 김철웅이 작가 한차현과 공동으로 작업을 한 이색적인 집필과정부터 흥미를 주는 책이다.
두 예술가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함꼐 집필함으로써 이 장편소설은 탄탄한 장르적 구성이 중첩된 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공간은 자본주의 유통의 핵심인 물류센터다. 남자주인공 차연은 혼자 사는 반지하 방을 나와서 전철과 버스로 두 시간여를 달려가 일용직으로 야간 근무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스물아홉 살 청년이다.
차연은 산더미처럼 출력이 된 송장을 일일이 확인한 후 수많은 품목중에서 해당 물건을 ‘피킹’하는 업무를 수행하다 은원을 만난다. 은원은 한 인터넷쇼핑몰에 소속이 된 서른다섯 살 여성 팀장이다.
신자유주의와 플랫폼노동 흐름에 직유 같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로맨스는 갑자기 은원이 실종이 되먄서 미스터리물로 스토리가 변환된다. 이후 차연이 은원을 되찾고 은원의 실체가 드러난 후 ‘은원, 은, 원’은 누아르 적인 분위기기가 담긴 SF소설로 확장이 된다.
‘은원, 은, 원’은 평행우주를 관찰하는 것처럼 미래, 현재, 과거를 뒤섞어 놓은 입체적인 시간구성으로 인해 서사구조에 역동적인 추진력을 부여했다. 소설 속 이야기는 한 청년의 사랑과 연인의 실종으로 인한 추리 그리고 기발한 반전이 주는 SF적 상황을 통해서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과 여윤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작가 한차현은 전업작가로 1999년 부터 집필활동에 들어가 ‘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슬픔장애재활클리닉’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괴력들’, ‘세상 끝에서 온 아이’ 등 풍부한 상상력이 바탕이 된 다양한 소설을 창작해 왔다. 영화감독 김철웅은 1993년 충무로 촬영부로 상업영화 현장 입문 후 ‘하피’ 조감독, ‘예스터데이’ 제작팀, ‘동승’ 메이킹 필름 등 다수의 상업영화 스태프를 경험한 후 장편 다큐멘터리 필름과 독립영화 연출로 감독으로 데뷔했고 SF중단편 모음집 ‘언저리 프로젝트’로 작가활동을 병행중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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