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탈출 주역' 캡틴 채은성, 왜 팬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 했을까

김민경 기자 2024. 4. 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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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 ⓒ 한화 이글스
▲ 홈 1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한 한화생명이글스파크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죠. 사실 많은 관심 속에서 저희가 좋은 결과를 계속 못 내고 있는데, 우리도 그래서 많이 아쉬운데 항상 그렇게 응원을 해 주시니까요."

한화 이글스 캡틴 채은성(34)은 최근 6연패에 빠진 동안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에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컸다. 한화는 2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홈 14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오후 4시29분을 기준으로 1만2000석이 모두 팔렸다. 홈 14경기 연속 매진은 KBO 역대 최다 연속 홈경기 매진 신기록이다. 지난 시즌 최종전이었던 2023년 10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이날까지 매진 행진이 이어졌고, 올 시즌 홈 전 경기 매진(13경기)이다.

한화 팬들은 올해 달라진 한화를 향한 기대감이 컸다. 에이스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감하고 지난 2월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한 게 가장 컸다. FA 시장에서는 안치홍을 4+2년 78억원에 영입하고, 이재원, 김강민 등 취약 포지션에 필요했던 베테랑들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올해 신인 황준서를 비롯해 문동주, 김서현 등 그동안 1차지명 또는 전체 1순위로 뽑았던 유망주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5강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대전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다.

한화는 최근 6연패에 빠졌던 기간뿐만 아니라 4월 한 달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4월 성적 5승16패 승률 0.238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3월까지 7승1패로 1위를 달리던 한화는 어느덧 시즌 성적 12승17패 승률 0.414로 8위까지 떨어져 있다. 한화 팬들은 팀 성적이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는 동안 실망감을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경기장을 지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한화는 27일 대전 두산전에서 드디어 돌파구를 찾았다. 10-5로 이기면서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강동우 타격코치를 1군에 등록하고, 정현석 타격코치를 퓨처스팀으로 내려보내는 결단을 내렸는데 충격 요법 덕분인지 타선이 폭발했다.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면서 연패 탈출 의지를 불태웠다. 3번 페라자(2안타 3타점)-4번 노시환(3안타 3타점)-5번 채은성(1안타 3타점)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9타점을 쓸어 다음 게 컸다.

채은성은 연패 탈출의 신호탄이 된 결승타를 장식했다. 1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중월 3타점 적시 2루타로 3-0 리드를 안기면서 한화가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채은성은 경기 뒤 "오늘(27일) 이겨서 다행이다. 연패 기간도 마찬가지고, 안 좋을 때 득점권에서 소극적이었던 상황이 매우 많았다. 예를 들면 처음에 나간 타자가 해결을 못하면, 나도 해결을 못했지만, 뒤에 나가는 타자들이 해결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연패 기간이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조금 해결해 주고 싶었다. 어떻게든 1점이라도 나게끔 하고 싶었는데, 잘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득점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채은성 ⓒ 한화 이글스
▲ 채은성이 득점에 성공했다. ⓒ 한화 이글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연일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패배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선수들도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채은성은 "아마 내일(28일)도 (홈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일 것이다.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 사실 많은 관심 속에서 우리가 좋은 결과를 계속 못 내고 있는데, 사실 그런 점이 우리도 많이 아쉽다. 항상 그렇게 응원해 주시니까. 우리가 또 힘내서 하는 것이고, 야구장에서 또 힘을 얻는다. 항상 좋은 경기와 좋은 승리를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선수니까"라고 힘줘 말했다.

경기에 앞서 타격코치가 바뀌는 변화에 선수들도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했다. 채은성은 "사실 코치님들이 도와주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코치님들이 아무리 도와주셔도 결국 우리가 이겨내지 못하고, 우리가 못 풀어내면 (소용이 없다). 결국 선수들이 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고참 선수들도 많고, 그래서 항상 지더라도 다음 날이면 또 새로운 기분으로 하려고 계속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채은성은 부상과 부진이 겹쳐 개인적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224(85타수 19안타), 2홈런, 15타점, OPS 0.633에 머물러 있다. 한화가 기대하는 중심타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성적이다.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동안은 엄지손가락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채은성은 "내가 고참이기도 하고, 주장이기 때문에 또 중요한 시기에 그래도 힘을 주고 버팀목이 돼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다. 연패 기간이라 조금 더 그랬던 것 같다. 선수들도 각자 다 많이 부담감을 다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손가락이 아픈 것을 떠나서 일단 내가 못했다. 좋은 밸런스를 찾으려고 계속 노력했던 것 같다.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고민도 많이 해 주셨다"고 덧붙이며 이날 승리와 결승타 활약을 발판 삼아 성적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 한화 이글스 채은성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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