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든 순종 어가길…4억 들여 한밤중 철거 논란

【 앵커멘트 】 대구 달성공원 앞에는 70억 원을 들여 만든 순종 황제 동상과 어가길이 조성돼 있죠. 그런데 지자체가 다시 4억 원을 들여 한밤중에 동상을 철거해 버렸습니다. 그 이유를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크레인이 높이 5.5m, 무게 500kg 동상을 고정한 뒤, 천으로 감싸 들어 올립니다.

대구 달성공원 앞에 있던 순종 황제 동상을 한밤중에 철거한 겁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순종 동상이 있던 자리입니다. 동상은 발목이 흉측하게 잘려나간 상태로 이렇게 천을 덮어 가려놨습니다."

대구 중구청은 7년 전, 순종이 1909년 대구 부산 등을 찾은 '남순행'을 재현한 어가길을 조성했습니다.

비용만 70억 원이 들었는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순행은 일본이 반일 감정을 누르려고 기획한데다, 일본 제복을 입은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통행 불편 등 민원까지 잇따르자, 결국 4억 원을 들여 철거한 겁니다.

▶ 인터뷰(☎) : 대구 중구청 관계자 - "순종의 흔적을 지우겠다고 시작한 건 절대 아니고요. 많은 교통량이 있었어요. 주민들이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도록 하려고…."

하지만, 또 다른 논란이 생겼습니다.

▶ 인터뷰(☎) : 이 준 / 의친왕 기념사업회 - "관광 상품화한다고 만들 때는 언제고, 지금은 차량흐름에 방해된다, 역사 왜곡이다, 뭐 이런 이유로 폐기한다는 게, 저희가 모셔 가든지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역사적인 고증 없이 조성된 순종 황제 어가길, 아까운 혈세에다 논란만 일으킨 졸속행정으로 남았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