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엡극장X3연승X3위" 후반96분 골대 향해 달린 '투혼 센터백'김태한"다이빙이라도 뜰 생각이었다"

전영지 2024. 4. 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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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마지막 순간까지 포기를 모르는 '샤프볼'의 기세가 뜨겁다. 김은중 감독의 수원FC가 또다시 극장골과 함께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수원은 27일 오후 4시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원정에서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 제주전에 이은 파죽의 3연승, 제주전에 이은 2연속 '극장골' 역전승으로 지지 않는 끈끈한 샤프볼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날 수원은 전반 44분 문민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전반 추가시간 올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은 정승원이 첫 골맛을 봤다. 박스 왼쪽에서 감아찬 슈팅이 마법처럼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은중 수원 감독은 이준석 대신 '게임체인저' 이승우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1분엔 정재민 대신 지동원을 투입했다. 이정효 광주 감독 역시 후반 시작과 함께 이건희를 오후성으로 교체하고, 후반 15분 가브리엘을 투입하며 공세를 높였다. 후반 21분 문민서, 박태준 대신 정지용, 이희균을 잇달아 투입하며 승리의 의지를 굳건히 했다. 1-1 팽팽한 흐름이 후반 내내 계속됐다. 광주 이정효 감독은 특유의 공격 전술, 절대적 점유율로 수원을 압박했다. 그러나 좀체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가브리엘과 정지용의 슈팅이 연거푸 골대를 강타했다.

김은중 감독의 수원은 후반 39분 안데르손 대신 장영우를 투입하며 승점을 지킬 뜻을 분명히 했고, 선수비 후역습으로 수비 숫자를 늘리며 광주의 파상공세를 질기게 버텨냈다. 그리고 마지막 추가시간 6분, 박철우가 넘어지면서 건넨 필사적인 패스와 공격, 수비를 가리지 않는 수원의 투지가 눈부셨다. 욕심 내지 않은 이승우의 패스를 이어받은 센터백 김태한이 쏘아올린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김태한의 K리그1 첫 골, 수원FC의 3연승을 이끈 역전 극장골. 김태한은 벤치의 김은중 감독을 향해 내달렸고 격한 포옹 세리머니에 이어 수원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극적인 승리를 자축했다.

지는 법을 잊은 '극장골 맛집' 수원이 2024년 봄 '수엡 극장'을 다시 열었다. 최순호 단장 취임 이후 첫 3연승을 달리며 승점 15로 경기를 치르지 않은 울산HD(승점 14)를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이날 강원에 1대0 승리를 거둔 선두 김천(승점 19), 28일 인천전을 앞둔 포항(승점 16)에 이어 리그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는 이날 후반 추가시간 무너지며 6연패에 빠졌다.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극장골의 주인공' 김태한은 "지난 경기와 오늘 수비 실수로 인한 실점이 있어 아쉬웠는데 이 득점으로 해소된 것같아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후반 추가시간 체력이 방전된 상황, 공격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김태환은 골대를 향해 질주했고, 이승우의 패스를 이어받아 투혼의 결승골을 밀어넣었다. 이 장면에 대해 "역습 상황이었는데 뒤에 숫자를 보니 선수들이 지쳐서 밑에 있더라. 역습 때는 수비도 공격할 수 있다는 전술이었기 때문에 죽을 힘을 향해 달렸다"면서 "슈팅 후 제발 들어가라 기도했고 만약 골키퍼를 맞고 나온다면 다이빙을 떠서라도 밀어넣을 생각이었다"며 절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대전전에서 3년9개월 만에 골맛을 본 '결승골의 주인공' 이재원은 미드필더였고, 이날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린 '극장골의 주인공' 김태한은 수비수였다. 외국인 공격수의 부진 속에 절대적인 득점원이 없는 상황,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고 기회가 되면 누구든, 공격이든 수비든 팀을 위해 한발 더 뛴다는 생각이 수원의 3연승을 이끌었다.

K리그1 첫 골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첫 골도 중요하지만 제겐 팀 3연승의 의미가 더 크다.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형들이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2018~2019년 대구에서 뛴 후 지난 시즌 K리그1 김포FC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한 96년생 김태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1 수원FC 유니폼을 입었고 김은중 감독의 신뢰 속에 베테랑 권경원과 발을 맞추며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리그1에 복귀해 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기록한 순간에 제가 있었다는 것이 영광이다.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수원 원정 팬들 멀리까지 와주셨는데 승리로 보답해서 다행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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