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악의 축' 리턴즈…북 '핵 방아쇠' 잠금장치 해제 연습

이치동 2024. 4. 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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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서방 세계에 맞서는, 북중러, 그리고 이란의 결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10개월 만에 베이징에서 회담했습니다.

중국의, 러시아 무기부품 지원과, 이란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간극을 좁히진 못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이 북중러, 그리고 이란의 밀착을 작심하고 비판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가, 사실상 '한 몸'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핵 방아쇠'라는 시스템에 기반해, 핵탄두 미사일 발사, 종합 훈련을 했습니다.

한미 연합, 전투기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데, 수출용 무기, 보여주기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 간 회담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양측 간 논의할 사항이 많았을 거 같은데요.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어제 베이징에서 다섯 시간 넘게 만났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후 시진핑 주석도 면담했고요.

작년 11월에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회담, 양국간 긴장완화를 위한 거였죠.

이후 후속 상황, 점검 및 논의를 위한 건데요.

결과는,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면전에서 다 했다.

하지만, 역시 민감한 주요 문제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하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기싸움,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레드라인, 선 넘지 마라, 뭐 이런 경고성 발언도 나왔습니다.

차례로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서로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최소한 오해와 오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입장을 명확히 해야겠죠). 이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공동의 책임입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중국은 서로가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미국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을 방해하지 말고, 중국의 주권 관련 '레드라인'을 밟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앵커]

카메라 앞 모두 발언부터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느껴지는데요.

주로 논의된 사항은 뭐였나요.

[기자]

미중 외교장관이 만나면 보통 저렇게 공개석상에서 외교적이면서도 뼈 있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걸 아니까, 보여주는 측면도 있는 거죠.

한반도 문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다뤄졌습니다.

미측이 중국에 비핵화와 북한 도발 중단을 위해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가장 뜨거운 의제는 중국의 러시아 전시 경제 지원, 특히 군수. 첨단 산업 지원 문제였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게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주요 산업에도 쓰고, 무기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을 중국 업체에서 조달받는다는 건데요.

우크라이나 운명은 물론, 유럽 전역에 상당한 안보위협 요소라는 겁니다.

이를 멈추라는 건데, 중국은 정상적인 무역일 뿐이라며, 서방세계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이란에도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했는데요.

왕이 장관은 다른 나라들에 어느 한쪽 편을 들라고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마침 이번 주에 북한이 이란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냈다고 발표했죠.

[기자]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이란 방문길에 올랐는데요.

23일 화요일에 평양에서 출발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현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아직 없습니다.

북한의 무역, 대외 경제 교류 총책임자이고요.

대외경제성 예전 이름이 무역성입니다.

러시아를 고리로, 북한과 이란 삼각 무기 거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번 방문에 더 이목이 쏠립니다.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지난 3월에도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대러 경제협력의 주요 창구 역할을 합니다.

5년 만에 이란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북한 인사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북중러, 그리고 이란 이 네 나라의 물밑 공조를 두고 미국 등 서방 세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기자]

9.11 테러가 터지고 몇 달 후에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두 회견에서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해서 화제가 됐었죠.

서구 중심 시각에서이긴 하지만, 북중러, 그리고 이란, 이 콰르텟이 '새로운 악의 축'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데요.

많은 유럽 국가들엔 러시아 군사 위협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전쟁 성패에 자신들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를 이끄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전면에 나서 작심하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들어보시죠.

<옌스 스톨텐베르그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서로 얽혀 있는지,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중국이 러시아의 전시 경제를 지원하고 있죠. 이란은 드론과 탄약을 러시아에 전달하고, 북한도 러시아에 탄약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이 유럽에 중요하고,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시아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북한 문제를 한반도나 동북아, 북미 관계에 국한된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중동과 유럽까지 아우르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요.

특히, 중국이 서방 세계와 원만한 관계를 원한다면서도,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 내 최대 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노르웨이 총리 출신인데요.

권위주의 독재 세력 밀착에 대항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지목했습니다.

7월에 워싱턴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거로 보입니다.

[앵커]

이처럼 현실적으로 진영 간 대립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북한이 오히려 외교적 고립감을 벗어던졌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기자]

미 국무부에 정 박 부차관보가 있습니다.

성 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 해 말 퇴임하고 나서, 북한 담당 고위 관료 직함을 달고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한국계 인사로 CIA 등 미 정보 당국에서 북한 문제 분석 전문가로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백악관에 여러 관련 보고서도 올리고 했죠.

이번 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전한 분석이 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전방위 협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중동이나 아프리카권에서 북한 무기를 더 매력적으로 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일종의 홍보,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거죠.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가 무력시위 외에도 사실상 수출 상품 전시, 시연이라는 평가입니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에 부당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목줄이 실제보다 길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서, 오판 가능성을 높인다는 적나라한 표현도 썼습니다.

[앵커]

그래서일까요.

김정은 정권이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 시험을 했습니다.

[기자]

지난 22일에 핵반격 종합 전술훈련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600㎜ 초대형 방사포 부대를 '핵방아쇠'라는 핵무기 종합 관리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을 처음으로 해봤다는 건데요.

넉 대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각 한 발씩 초대형 방사포를 퍼포먼스 형식으로 쏘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핵무기 사용 필요시 발령되는 '화산 경보'를 상정하고, 지휘체계를 가동해 모의 핵탄두를 탑재해 발사했고요.

352킬로미터 떨어진 섬에 있는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게 평양 기준으로, 우리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군산 미 공군 기지까기 거리 정도 됩니다.

[앵커]

실제로 한미 간 대규모 공중 연합 훈련을 구실로 삼았는데요.

[기자]

F-35 스텔스 전투기 등 한미 주력, 군용기 100여 대를 동원한 '연합 편대 훈련'을 거론했습니다.

군산 공군기지 일대에서 2주간 진행됐습니다. 어제까지.

특히, 지난주 한미 공수부대의 적진 침투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지도부 제거작전 리허설로 보는 거죠.

3월 자유의 방패,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기간 중엔 비교적 잠잠하다가, 이번에 또다시 전술핵 타격 훈련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북한이 밖으로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우지만, 기본적으로 자체 무기 개발, 시험 스케줄에 따라 타이밍을 정할 거고요.

물론, 대내외 정치와 선전 효과 극대화도 고려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겠죠.

그만큼, 북한의 도발 시기와 형태 예측이 무색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와 미중 갈등에 더해, 러시아·이란과 밀착까지, 북한 문제 방정식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해법이 없진 않을 겁니다.

풀이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겠습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 고생했습니다.

#미중갈등 #러시아 #우크라이나 #북한 #이란 #전술핵 #핵방아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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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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