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마약' 유아인 떠안은 '종말의 바보', 몰입해 보다가도 김샌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 주연의 '종말의 바보'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빙빙 떠돌다 약 1년 만에 공개된 것이다.
지난 26일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 감독 김진민)가 전편 공개됐다.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고,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종말의 바보' 작품 촬영은 지난 2022년 8월에 모두 끝마쳐 당초 지난해 공개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이슈로 실컷 찍어놓고도 공개 못하는, 말 그대로 '종말'을 맞이할 뻔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타인 명의로 수면제 불법 처방·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넷플릭스와 '종말의 바보' 제작진들은 논의 끝에 공개를 잠정 연기했으나 넷플릭스는 4월 26일 전편 공개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앞서 지난 19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진민 감독은 "(유아인) 배우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다들 열심히 만들어서, 시청자들이 보면 돌 맞을 작품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라며 자신 있어 했고, 이어 "작품의 주인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 시청자들이다. 그분들이 함께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했고, 함께할 수 있는 운명을 맞이했다"라고 전했다.
유아인의 모든 리스크를 떠안고 공개를 강행한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돌 맞을 작품 아니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라며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기에 작품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커져갔다. 작품 공개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말의 바보'. 이례적으로 언론 시사를 패스하고, 1년의 기다림 끝에 시청자들과 만난 '종말의 바보' 1화에서는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혼란스럽지만 담담히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행성 충돌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이 된 한반도에서, 웅천시 주민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앞두고 각자의 방식대로 세상과 삶의 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배우 안은진이 맡은 진세경이었다. 세경은 한때 중학교 기술가정교사였지만, 소행성 사태 발발 후 웅천시청 아동청소년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고,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었다.
안은진만 눈에 띈 건 아니었다. 아역 김보민, 김강훈, 김도혜부터 중견 배우 김영옥, 김여진, 박혁권, 차화연, 백지원, 박호산 등까지 종말 앞에서 겪는 혼란과 변모를 노련한 연기를 통해 보여줬다. 이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니 저절로 몰입할 수밖에 없었지만, 약 10분 정도 지난 후 문제의 유아인이 등장했다.
유아인은 하윤상 역을 맡았다.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인인데, 소행성 사태 발발 후 미국에서 위험 지역인 한국으로 한달음에 달려와 오랜 연인인 진세경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다. 김진민 감독은 시청자들의 불편을 최소화는 게 의무라고 생각해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은 편집했고, 유아인의 분량에 손을 댔다. 비중이 큰 역할이기에 통편집은 어려웠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종말의 바보'에서 꼭 필요한 캐릭터라고 하는데, 그 역을 하필 유아인이 맡아 아쉬울 따름이다.
1화를 재생시키고, 13분 50초 정도가 흘렀을 때 유아인이 본격 등장했다. 약 3분 50초 정도로 분량은 크지 않았으나 등장 만으로 자연스레 몰입이 방해됐다. 세경과 윤상은 통신 상태가 좋지 않지만 얼굴을 보기 위해 영상통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화면은 2분할 컷으로 나왔는데, 왼쪽 화면을 가득 채운 안은진은 시청자들을 한 번에 몰입 시키는 애절한 눈물 연기를 보여 먹먹함을 안겼다.
반면 시선을 살짝 돌리면 유아인이 나오는데 다소 어설픈 연기를 펼쳐 아쉬움을 안겼다. 무장괴한들이 연구실로 들어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유아인은 놀라거나 겁먹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과한 표정 연기로 극의 흐름을 깨트렸다.
유아인의 등장을 놓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떨까. 누리꾼들은 "스토리상 아예 편집할 수가 없을 정도의 분량이라 유아인은 그대로 등장하긴 하는데 몰입이 안 된다", "유아인 나올 때면 마약 논란이 떠올라 몰입 방해된다", "1화 봤는데 감독님 유아인 편집하느라 고생 많이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은진을 비롯해 김영옥, 김여진, 김강훈 등 배우들의 열연이 좋았고, 찻장에 붙인 별 스티커를 비추다 밤 하늘을 수놓은 별로 이어지는 연출, 뼈대만 남아 흔들리는 아파트, 건물과 수만 명의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혼비백산해 하는 등 현실감 넘치는 묘사와 디테일이 시선을 끌긴 했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1화에서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해 벅참이 있었다. 아이들 납치 장면,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행성 사태가 발표된 후 사라진 주임신부, 보급 수송하다 소지품 검사하는 장면, 아이들을 납치해 살인한 탈옥수가 숨져있는 장면 등. 영상 길이는 긴데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늘어놓으려고 하니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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