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푸틴이 나발니 직접 살해명령 내리지 않았을 것”

김혜리 기자 2024. 4. 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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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연합뉴스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미국 정보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의 살해 명령을 직접 내리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국(DNI), 국무부의 정보 관련 부서들이 이같은 평가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배제하진 않으면서도 그가 사망한 시점에 살해를 명령하진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소식통들은 미국 정보당국이 나발니의 사망 경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평가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유럽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통치하는 러시아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체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없이 나발니에게 해를 끼칠 수 있었겠냐고 의심된다고 밝혔다.

나발니를 지지해온 이들은 그의 옥중 사망이 푸틴 정권에 의해 설계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최측근이자 나발니가 창설한 반부패 재단 의장을 맡았던 레오니드 볼코프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는 지나치게 순진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볼코프는 푸틴이 나발니가 사망할 것이라는 걸 몰랐을 것이라는 사람들은 “현대 러시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며 “푸틴이 정보를 받지 못하고 나발니의 사망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2월 16일 그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복역 중 갑자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인이 자연사라고 밝혔으나, 나발니 가족들은 푸틴 정권이 나발니를 살해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나발니는 지난 2월16일 러시아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AP연합뉴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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