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논다”···MZ 사로잡은 ‘셀프 사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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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컷 사진은 가심비(가성비+心)가 좋아 외출 시 필수 코스입니다.”
사진촬영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로 떠올랐다. 과거 특정한 목적을 위한 촬영 혹은 기념 촬영을 위해 사진관을 찾던 것과 달리, 적은 돈으로 심리적 만족을 채우는 MZ세대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26일 찾은 수원시 팔달구 행리단길. 수원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인 이곳은 300m 남짓한 거리에만 8곳이 넘는 셀프 사진관이 모여있었다. 사진관 내부에는 촬영 전 단장을 위한 빗과 고데기, 사진에 활용할 수 있는 머리띠와 안경 등 소품이 준비돼 있었다. 벽은 방문객들이 촬영해 붙여 놓은 사진으로 빼곡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상권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기도내 사진촬영업장은 5천510곳으로 지난 2022년 하반기(5천322곳)와 비교해 3.52%(188곳)나 늘었다. 이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무인사진관의 영향이 크다.
무인사진관은 ▲머리염색이 가능한 AI 포토부스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내부를 재현한 포토부스 ▲카메라가 천장에 달린 하이앵글 포토부스 ▲유명인과 함께 촬영하는 콜라보 프레임까지 등장해 젊은 세대의 감성을 겨냥하고 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선 마케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영수증 재질 종이에 흑백 사진이 출력되는 ‘영수증 사진기’를 도입한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행리단길에서만 10곳이 넘는 매장에서 영수증 사진기를 볼 수 있었다. 카페와 음식점, 심지어 편의점까지 업장도 다양했다. 대기가 긴 매장에선 고객의 따분함을 덜어 주고,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잔상을 남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행궁동의 디저트 카페에서 일하는 김다솜씨(26)는 “손님 10명 중 9명은 카페에 왔다가 영수증 사진을 찍는다”며 “동행한 지인과 잠깐이나마 재밌게 즉석 기록을 남길 수 있어 만족하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통사진관에서 찍던 천편일률적 사진과 다르게 지금의 사진은 독창적이고 기발한 자가 연출이 가능하다”며 “패션이나 화장 같은 표현에 능한 우리나라 소비자의 특성과, 촬영하는 순간의 감정을 사진 속에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돼 사진문화가 발전하는 ‘체험소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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