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 80주년 앞두고… 100세 노르망디 참전용사 별세

김태훈 2024. 4. 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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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선봉에 섰던 영국 노병(老兵)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마침 올해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프랑스 노르망디 바닷가에서 성대한 기념 행사가 열릴 예정인 만큼 고인을 떠나보낸 유족의 안타까움이 크다.

글래든은 매년 6월6일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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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 글라이더 침투 요원 빌 글래든
'100만분의 1' 생존률 딛고 임무 수행
유족 "80주년 기념식 참석 원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선봉에 섰던 영국 노병(老兵)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마침 올해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프랑스 노르망디 바닷가에서 성대한 기념 행사가 열릴 예정인 만큼 고인을 떠나보낸 유족의 안타까움이 크다.

영국의 2차대전 참전용사로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선봉에 섰던 빌 글래든(1924∼2024).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1944년 6월6일 이른바 ‘디데이’(D-Day) 당일 영국 육군 제6공수정찰연대 소속으로 글라이더를 타고 노르망디 지역에 착륙했던 빌 글래든 참전용사가 지난 24일 노환으로 타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나치 독일에 점령된 프랑스 등 서유럽을 해방시키기 위해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연합군이 프랑스 북부 해안에 교두보를 형성한 작전을 의미한다.

글래든처럼 글라이더를 타고 노르망디 바닷가의 목표 지점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임무였다. 당시만 해도 프랑스 전역에는 강력한 독일군 부대가 배치돼 공중이나 해상으로부터의 강습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실제로 글래든은 디데이 당일 지상의 독일군 탱크들에 장착된 기관총의 무차별 사격 속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글라이더 침투 요원 상당수가 발이 땅에 닫기도 전에 전사했기에 글래든 같은 생존자들은 ‘100만분의 1 확률을 뚫고 살아남은 행운아’라는 말을 들었다.

글래든은 1924년 1월13일 잉글랜드 동남쪽 서퍽주(州)에서 태어나 런던 울위치에서 성장했다. 건설 노동자로 일하다가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대전이 발발한 뒤 영국군에 입대했다. 전쟁 기간 프랑스에서 독일군과 싸우다가 총상을 입기도 한 그는 전후 여러 공장에서 관리직을 지냈다.

영국군 2차대전 참전용사인 빌 글래든(왼쪽)이 2023년 6월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미군 참전용사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차대전, 특히 디데이 참전용사로서 글래든은 전몰자들을 기리기 위한 각종 기념사업에 열심히 참여했다. 어느 지인은 BBC에 “고인은 멋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졌다”며 “고인과 알고 지낸 모든 이들이 그를 사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이 생전에 가장 즐긴 일은 2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군가를 부르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글래든은 매년 6월6일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마침 올해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노르망디 해안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성대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영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등 2차대전 당시 연합국 정상들도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글래든의 유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디데이 80주년 기념행사에 꼭 함께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월13일 고인의 100세 생일 파티 때 가족들이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그에게 “편히 쉬세요, 이제 당신의 임무는 끝났습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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