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행보에 팬들은 지쳐간다…‘40년 만에 올림픽 진출 좌절’ 사과문에도 싸늘한 반응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4.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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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의 사과문에도 팬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이미 지쳐버릴 때로 지친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협회는 “오늘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패배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축구팬, 축구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어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해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축구 대표팀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저희 대한축구협회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오늘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 당면 과제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잘 마무리 짓고 계속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좋은 경기로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황선홍호는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졸전에 고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팀 내 핵심인 이영준, 정상빈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았고 변준수-이강희-조현택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을 앞세워 변칙 라인업과 전술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맞섰다.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승리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인도네시아가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며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히며 앞서갔고, 황선홍호는 공격에서 단조로운 전개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한 이영준이 전방 압박을 펼치던 과정에서 상대 발목 부위를 밟는 파울로 퇴장 악재가 발생했다. 수적 열세 속 정상빈의 천금같은 동점골이 터졌지만 기나긴 승부차기 끝에 쓰라린 패배를 맞이해야만 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지난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고,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향후 40년 뒤로 미루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한 단계 성장했던 한국 축구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또 한 번의 발전을 이룰 것이라 기대받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로 다시금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벤투 감독이 떠난 뒤 한국축구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에 대한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명무실했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고,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맡겼다.

당시 파리 올림픽 예선인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있던 중요한 시점에서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겸직하는 타 국가의 사례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황선홍 감독에게 중책을 제안했다.

황선홍 감독은 큰 탈 없이 3월 A매치를 치렀지만, 정작 본업이자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전력상 하위 팀인 인도네시아에게 덜미를 잡히며 40년 가까이 이어졌던 한국축구 역사에 ‘리셋’ 버튼을 누르게 됐다.

커지는 비판의 목소리와 책임론이 대두되자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모든 부진에 협회가 총괄적 책임이 있다고 말하며 사과했지만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등을 돌린 팬들의 마음을 전혀 돌리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한 대형 커뮤니티에서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의 사과문을 보고는 “책임자가 나와서 책임져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떠나야만 한다. 적합한 사람이 자리를 꿰찼으면 좋겠다”, “어차피 예견된 일이었다”,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개선은 언제 되나”, “그냥 축구를 안보겠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에게 카타르는 ‘기회의 땅’이 아닌 ‘실패의 땅’, ‘굴욕의 땅’이 됐다. 앞서 열린 아시안컵과 이번에 열린 U-23 아시안컵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계속해서 기다렸던 팬들은 이제 등을 돌린 것을 넘어 떠날 채비를 마친 듯하다.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가 차후 어떤 결정들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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