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관중 앞에서, 낫아웃에 투수 송구라니···지금 KIA는 그런 실수 하면 안 되는 팀

김은진 기자 2024. 4. 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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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포수 김태군이 26일 잠실 LG전에서 6회말 역전주자 신민재를 홈에서 태그 시도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6일 잠실 LG-KIA전에는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올시즌 LG의 홈경기 매진은 3월 23~24일 한화와 개막 2연전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KIA의 돌풍이 불러온 매진이다.

1점차 접전이 벌어졌다. 살얼음 승부 같지만, 경기 안을 들여다보면 이날의 승부처는 만원관중 앞 경기라 하기에 민망한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KIA가 5-1로 앞서던 5회말 1사 2루에서 LG 9번 타자 신민재가 초구 스트라이크 뒤 파울 3개를 걷어내며 볼카운트 2-2에 몰렸다. 7구째가 스트라이크로 들어왔으나 KIA 포수 김태군이 잡지 못했고 미트에 맞은 공은 저 앞으로 튀어나갔다. 구심은 스트라이크 콜을 했다. 삼진인데 잡지 못했으니 낫아웃. 타구를 잡아 바로 태그하거나 타자 주자가 뛰면 1루로 송구해 아웃시켜야 한다.

김태군은 황급히 달려나가 타구를 주웠다. 그리고는 갑자기 여유롭게 투수에게 공을 토스했다. 삼진을 잡았다 생각하며 포수를 보고 있던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은 갑자기 자신에게 오는 공을 깜짝 놀라며 맨손으로 잡았다. 바로 1루에 송구했지만 이미 늦어 신민재는 1루에 세이프 됐다. 네일의 황당한 표정은 관중들과 겹쳤다. 2사 2루가 됐어야 하는데 1사 1·2루가 됐고 이후 KIA는 3점을 줬다. 5-1 경기는 5-4가 됐다.

KIA 제임스 네일이 26일 잠실 LG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같은 장면이 지난 19일 잠실 두산-키움전에서 나온 바 있다. 6-6으로 맞선 1사 2·3루 두산 김재환 타석에서 볼카운트 1B-2S에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는데 잡지 못한 키움 포수 박준형이 공을 잡아 태그하지 않고 투수 손현기에게 토스해 김재환이 1루로 달려 세이프 됐다. 이 이닝에서만 키움은 9점을 내줬다.

박준형은 올해 1군에 데뷔했고 이날이 4번째 경기였던 연봉 3000만원의 백업 포수인데도 이튿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프로 경기에서 나와서는 안 될 기본적인 실수였기 때문이다. 김태군은 2008년에 데뷔한 17년차 주전 포수다.

KIA는 개막 이후 아주 잘 달려왔다. 앞서 키움 3연전을 스윕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승을 거두고 1위를 달리고 있다. 24일에는 마무리 정해영이 최연소 100세이브, 바로 전날인 25일에는 김도영이 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고 에이스 양현종은 통산 170승을 거둬 축제 분위기였다. 좋은 흐름은 이날 잠실에서 뚝 끊겼다.

KIA 선수들이 지난 25일 고척 키움전 승리로 3연전을 모두 따내고 시즌 20승째를 올린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무엇보다 이날 선발 네일은 개막후 평균자책 1위를 달리며 리그 최고로 잘 던지는 선발 투수다. KIA가 꼭 잡았어야 할 경기에서 황당한 실책이 나왔다. 아주 잘 던지고 있던 네일은 김태군에게서 맨손으로 토스를 받은 이후 몸에 맞는 볼과 적시타로 3점을 주고 투구 수가 늘어 다음 이닝에 교체됐다.

심지어 승리도 놓쳤다. KIA는 6-7로 졌다. 6회초 소크라테스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냈으나 6회말 3실점을 했다. 여기서도 실책이 나왔다. 1사 1·2루에서 신민재의 중전안타에 타구를 잡은 KIA 중견수 최원준이 홈 송구하려다 공을 떨어뜨렸다. 3루에 멈췄던 2루주자 오지환이 이를 보고 홈으로 달려들어 5-6으로 따라간 LG는 이 이닝에서 2점을 더 내 역전했다. KIA는 이후 1점 차라 필승조를 3명이나 썼지만 뒤집지 못하고 졌다.

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KIA 야수들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 노출됐다. 경기는 신나게 해야 하지만 들뜨지는 않아야 한다. 남은 시즌이 매우 길기 때문이다.

지금 KIA는 우승을 향해 맨앞에서 달리고 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면, 초보적인 실수로 경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부상자가 쏟아지는데도 잘 메우고 잘 달리는 모습에 KIA의 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저만큼 위로 올라가 있다. 올시즌 KIA는 홈에서 5경기, 원정에서 7경기 매진을 이끌고 있다. 그 원정 7경기 중 4경기가 가장 큰 잠실이다. KIA의 경기에 향하는 기대가 매우 높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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