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니] "50년 사과 농사지었지만···꽃이 이렇게 없던 때는 처음"

윤영균 2024. 4. 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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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사과 농사' 우희윤 씨 "50년 농사지었는데 꽃이 이렇게 없는 해는 처음···(꽃이) 2개, 3개도 안 달린 나무가 너무 많아" "2024년에도 사과값이 고공행진 할 듯"

최근 20년 뒤에는 대구에서 사과 재배가 힘들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4대째 대구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우희윤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2023년에 보통 한 2천 상자씩 따던 사람들이 200상자, 300상자도 수확을 못 한 분들이 너무 많았다는 거죠"

"제가 한 50년 농사지었는데 꽃이 이렇게 없는 해는 2024년이 처음이에요. 한 나무에 (꽃이) 2개, 3개도 안 달린 나무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2024년에도 사과값이 고공행진을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예상합니다"

저는 대구 동구 평광동에 거주하는 우희윤이라고 합니다.

4대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과 농사는 한 50년 가까이 지었습니다.

Q. 사과값 상승으로 농가 수익이 높아졌다는데?

'금사과'에 대해서 전부 오해가 많으신 것 같은데 제가 좀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2023년 같은 경우에는 병해가 와서 병해충이 많이 발생해서 거의 수확량이 바닥을 본 거죠. 말하자면 그래서 농민들이 수확할 게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2023년에 보통 한 2천 상자씩 따던 사람들이 200상자, 300상자도 수확을 못 한 분들이 너무 많았다는 거죠. 사과 농사짓는 사람의 70%가 거의 (사과) 농사로 본전도 못 하고 속을 끓이는 그런 실정이고 겨우 한 30% 정도의 사람들이 약간의 이득을 본 그런 정도입니다.

'금사과'가 아니고 농민들은 속앓이하는 그런 실정입니다.

Q. 2023년 수확량 감소 원인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그런데 2023년에 일기가 아주 불순하고 일조량도 적고 물의 양도 너무 많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과수 농사에는 아주 안 좋은 그런 시기였습니다.

봄에는 서리가 와서 냉해 피해도 있고 또 여름에는 너무 비가 잦아지고 탄저가 만연해지고 거의 농사를 망친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농사를 짓는 데 농비도 거의 예년에 비해서 한 30% 이상 또 증가했고 거기다가 또 농약값 인상으로 인해서 또 한 30%, 그래서 2023년에 농사짓는 경우에는 수확량이 적은 사람들은 거의 뭐 마이너스가 됐을 겁니다, 아마.

Q. 기후 변화를 실감하나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 15년 정도는 별로 모르고 농사를 지었는데 자꾸 가면 갈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봄도 빨라지고, 또 피해도 서리 피해라든지 냉해 피해도 자꾸 따르고 그렇습니다.

강수량도 옛날보다는 훨씬 많고 온도가 옛날과 비교하면 지금 한 1~2℃ 정도 높아졌는데 1℃라는 차이가 여러분들은 피부로 느끼실지는 몰라도 농사짓는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리고 과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에 표피가 너무 뜨거워져서 사람으로 말하자면 덴다는 겁니다. 덴다는 건데 일소 피해 현상이 많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일소 피해를 보고 나면 또 병이 발생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Q. 2024년 농사 전망은?

제가 뭐 한 50년 농사지었는데 꽃이 이렇게 없는 해는 2024년이 처음입니다. 사실은 거의 생각나는 부분이 없어요, 이런 적은.

이게 바로 기후 때문에 그런데 2023년 6월에 꽃이 형성될 시기에 일조량도 부족하고 또 강수량도 너무 많고, 또 2023년에 의외로 사과가 많이 왔어요. 봄에 열릴 때는 엄청나게 많이 왔는데, 많이 달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사과가 많이 달렸는데 거기서 힘도 많이 빼고 이래서 2024년 진짜 이렇게 보니까 (꽃이) 한 나무에 2개, 3개도 안 달린 나무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024년에도 저희가 걱정되는 부분이 2024년 최악의 더위에다가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거든요? 일기 예보를 보면 사실은 걱정이 많이 됩니다.

2024년에도 사과값이 고공 행진을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예상합니다.

Q. 정부나 대구시에 바라는 점은?

저는 정부나 대구시에 바라는 이야기는 농사짓는 농민은 대한민국 누구 없이 다 농민으로 인정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혜택도 고루고루 주시고, 광역시라고 해서 제외하고 이런 거는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상북도에서는 농사짓기가 굉장히 수월합니다. 도는 지원도 많이 해주고 하니까. 그런데 뭐 광역시가 되다 보니까 대구는 (지원이) 거의 없으니까 그게 제일 불만이죠.

대구시장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왜 그러냐 하면, 대구의 동구 평광동이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지역인데 그러면 이걸 좀 살리려고 하면 뭐 사과 특구를 만들어주든지 이렇게 해서 농사짓는 사람들한테 배려를 해줘야 농사할 수가 있는데, 요새 아이 하나를 교육하는 데도 논밭을 팔아서 교육을 시켜야 할 그런 입장인데 이게 유지가 되겠어요? 이런 식으로 가면은···

Q. 사과 위기 극복할 방법은?

극복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 저는 그 연구하시는 분들한테 먼저 숙제를 하나 던지고 싶어요. 온난화되는 거는 사실인데 거기에 맞는 품종을 개량해서 더위에 이겨낼 수 있는 이런 품종을 자꾸 개발해 줘야 하거든요? 연구하시는 분들이 막상 더위가 딱 닥치고 나니까 할 게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뭐 사과값 비싸다 비싸다, 이런 이야기를 할 게 아니고 거기에다가 정부에서도 어떻게 적절한 돈을 투자해서 그걸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팀들한테 많은 지원을 해주셔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이 자연을 이긴다고 하는 거는 상당히 참 의외의 이야기인데 지금 우리가 사과 농사짓는 데 한 70%는 자연이 좌우합니다. 자연이 좌우하고 30% 정도는 인간의 기술로써 할 수 있는 것인데, 제가 한 50년간 지으면서 생긴 나름의 노하우를 이용해서 2024년에도 자연하고 또 싸워야 하죠. 싸워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진짜 마음대로 안 되는 거는 자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다 하는 거는 저희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느끼고 있는데, 2024년 또 뭐 최선을 다해 한번 해봐야 안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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