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짜장면 3만5천 그릇 나눈 사천지역봉사단 정대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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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산다는 게 별거 있나요. 각박한 세상이지만 이렇게 나누는 삶을 사니 마음이 충만하고 너무 행복합니다."
경남 사천시 사천지역시민봉사단 정대은(55)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10년 넘게 짜장면 대접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2013년 11월 봉사단원 100여명과 함께 지역 양로원인 '삼소원' 어르신들을 찾아 첫 짜장면을 대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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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후원금으로 봉사단 운영…"조리도구 잡을 수 없을 때까지 봉사"
(사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더불어 산다는 게 별거 있나요. 각박한 세상이지만 이렇게 나누는 삶을 사니 마음이 충만하고 너무 행복합니다."
경남 사천시 사천지역시민봉사단 정대은(55)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10년 넘게 짜장면 대접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단의 첫 출발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천시 소속 환경미화원인 정 대표는 직업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깨고 싶었다.
환경미화원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시민들에게 조금 더 긍정적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어린 시절 귀한 음식이던 짜장면 한 그릇에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과 같은 추억을 다른 사람들도 공유할 거라는 생각에 짜장면을 대접하는 자원봉사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함께 일하는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 등을 설득해 2013년 1월 한 운동장을 빌려 짜장면 만들기에 나섰다.
그러나 평생 먹기만 하던 짜장면을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낼 리 만무했다.
기본적 재료 손질부터 조리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 정도면 됐다'는 정도의 짜장면이 완성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그렇게 2013년 11월 봉사단원 100여명과 함께 지역 양로원인 '삼소원' 어르신들을 찾아 첫 짜장면을 대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정 씨는 "처음엔 직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싶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봉사활동 자체에 애정을 가지게 됐다"며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짜장면을 대접하고자 조리사 자격증까지 땄다"고 말했다.
단원들이 없는 살림에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1t 트럭과 조리도구, LP가스, 재료 등을 마련했다.
이후 한 달에 두세번씩 주로 주말에 양로원과 복지시설 등을 돌며 짜장면 무료 나눔을 이어왔다.
2015년 7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고, 2021년 6월에는 공익단체로 지정받았다.
봉사단은 봉사활동 전날 밀가루를 숙성시키고 당일 오전 6시 솥, 그릇, 재료 등을 챙겨 조리 준비에 들어간다.
오전 8시부터 춘장에 채소와 고기를 넣어 볶고, 면을 삶아 정성스럽게 짜장면을 준비한다.
오전 11시 50분부터 시작되는 짜장면 봉사는 준비한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이어진다.
봉사단 활동이 계속되면서 단원 구성도 다양해져 평범한 지역민부터 학생까지 다양하게 짜장면 조리에 참여하고 있다.
정 씨는 "봉사단에 참여한 학생들이 양파를 손질하며 눈물, 콧물을 쏟다가도 봉사활동이 끝나면 또 오고 싶다며 너무 좋아한다"며 "지금은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내가 웍을 잡지 않고 감독만 하면 된다"고 웃었다.
그렇게 현재까지 약 150차례에 걸쳐 만든 짜장면만 약 3만5천 그릇, 함께 한 봉사자는 2천500여명에 달한다.
봉사단은 순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후원회원은 100명 수준으로 매달 적게는 1천원에서 1만원 이상까지 다양하게 후원금을 낸다.
이 돈으로 식재료 및 조리 비용을 충당하면서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은 누적된 세월만큼 지역사회 내에서 유명해져 이제는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이 정 씨를 보면 '우리 동네는 언제 오냐'고 물을 정도가 됐다.
정 씨는 "오후 3∼4시께 활동이 끝나면 몸은 녹초가 되지만 '내가 먹은 짜장면 중 최고'라는 한마디에 다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며 "앞으로 더 이상 조리도구를 잡을 수 없을 때까지 짜장면 대접을 이어가는 게 남은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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