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대한 종교재판이 재현되고 있다 - 정종훈 교수

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2024. 4.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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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신학대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가 하나님의 창조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한 교수를 교단의 창조론과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결의하려고 합니다.

창조에 대해서 입장이 상이한 교수들 간의 논쟁이 신학검증위원회의 조사와 검토를 거쳐 급기야 재단이사회의 징계의결 요구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교단 내의 진지한 신학토론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배제한 신학은 탁상공론일 수 있고, 신학을 배제한 교회는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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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신학대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가 하나님의 창조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한 교수를 교단의 창조론과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결의하려고 합니다.

창조에 대해서 입장이 상이한 교수들 간의 논쟁이 신학검증위원회의 조사와 검토를 거쳐 급기야 재단이사회의 징계의결 요구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동료 목사들과 동료 학자들, 심지어 학생들까지 징계 관련해서 집단적인 이의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징계는 신앙과 양심과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 가치에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신학검증위원회 위원들을 편향적으로 선임했다는 것입니다. 교단 내의 진지한 신학토론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정한 신학과 교리를 절대화하고, 그것과 다른 신학과 교리를 비난하는 부당한 처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속된 창조와 섭리를 인정하는 신학적 진화론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과학적 진화론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였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 관측을 통해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주장했을 때, 그것은 당대 가톨릭교회의 지구중심설과 충돌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갈릴레오의 주장을 성경과 교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종교재판을 강행했습니다.

이 종교재판은 역사 속에서 종교와 과학의 갈등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 되었는데, 불공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도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난 17일 연세대학교 원두우신학관에서 열린 '박영식 교수 징계의결 철회 요구 공동 기자회견'.


종교는 계시와 전통에 기반하고, 과학은 경험적 관찰과 실험에 기반합니다. 종교는 하나님의 진리와 구원을 추구하고, 과학은 자연 세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모색합니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과학은 종교에 의존하여 우주를 이해하는 믿음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종교는 과학에 의존하여 우주의 질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종교 없는 과학은 온전히 걸을 수 없고, 과학 없는 종교는 온전히 볼 수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신학은 교회를 위해 존재하고, 교회는 신학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를 배제한 신학은 탁상공론일 수 있고, 신학을 배제한 교회는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신학의 내용을 자기만의 틀 속에 가두려 하면, 신학도 교회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교회가 신학자의 신앙과 신학을 검증하려 하면, 신학자는 자기 검열로 인해서 신앙과 학문의 자유를 상실하고, 기존의 교리와 신학을 반복함으로 시대적 질문과 문제에 제대로 응답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말고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변합니다. 사람도, 강산도, 과학도, 교회도 날마다, 계절마다, 해마다, 세대마다 변합니다. 신학은 이러한 변화를 직시하며 성경의 진리를 토대로 민감하게 응답해야 합니다.

개신교회는 말 그대로 가톨릭교회를 저항하며 출발했습니다. 개신교회가 개혁된 교회라고 해서 일회성의 개혁에 만족하거나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이 개신교회의 특징입니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 한국교회와 교단 신학교에 속한 신학자들 사이의 관계가 올바로 설정되기를 바랍니다. 교권주의자들은 신학자들에게 명령하고, 그 명령의 테두리에 신학자들이 머물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학자들의 신앙 양심을 해체시키고, 신학을 재단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교회를 위한 신학자들의 고유한 역할과 예언자적 과제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그것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정종훈 교수 /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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